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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조지 오웰

결연한 이상주의자 조지 오웰의 왜 쓰는가를 통한 세상에 대한 고민

by 마나스타나스

나는 조지 오웰이 이상주의자의 표본이라 생각한다. 평생 이상의 세상을 꿈꾸었으므로 그의 말과 글이 가차 없이 현실적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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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살아 있는 한, 그리고 정신이 멀쩡한 한, 나는 계속해서 산문 형식에 애착을 가질 것이고, 이 지상을 사랑할 것이며, 구체적인 대상과 쓸모없는 정보 조각에서 즐거움을 맛볼 것이다. 나 자신의 그러한 면모를 억누르고자 해 봤자 소용없다. 내가 할 일은 내 안의 뿌리 깊은 호오와,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강요하는 본질적으로 공적이고 비개인적인 활동을 화해시키는 작업이다.”


“나는 7년 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만간 또 하나의 소설을 쓰고 싶다. 그것은 실패작이 될 게 뻔하고, 사실 모든 책은 실패작이다. 단, 나는 내가 어떤 종류의 책을 쓰고 싶어 하는지 꽤 분명히 알고 있다.”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 그런가 하면 자기만의 개별성을 지우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는다면 읽을 만한 글을 절대 쓸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


- 예전에 두어 번 봤지만, 책장에 꽂힌 게 눈에 띄길래 다시 봤다. 정리가 안 된 채로 뭔가를 하면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 읽는 것도, 보는 것도 마찬가지라서 그래서 다시 봤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나는 왜 쓰는가 “는 조지 오웰이 작가로서 특히나 많은 글을 남긴 1946년에 쓴 에세이이다. (내 생각에) 평생을 사회주의자로 살았지만, 사회주의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계속 그 편에서 설 수밖에 없었던 철저한 이상주의자인 그가 왜 계속 글을 쓸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그의 에세이들 중에서도 물속의 달, 나 좋을 대로, 두 개의 에세이를 재밌게 봤는데, 전자는 내가 언젠가 저 제목을 걸고 뭔가를 해 보고 싶기 때문이고, 후자는 상사가 뭐라 하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6권의 책과 수백 편의 에세이를 남겼다고 하는 조지 오웰은 47세의 나이에, 고질병인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사후에 본인의 전기를 쓰지 말아 달라 했으나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설로 남은 게 아니라, 그의 글들로 남았으니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한 그의 답대로 기억된 셈이다.


-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본인이 남긴 글들에 후회가 없다면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 오웰의 글과 비슷한 느낌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생각났다. 글 속에 남겨놓은, 어떤 방식으로 살든 공허하지 않은, 또는 공허하지 않겠다는 그 결연함도 비슷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점을 좋아한다. 그 뜻이 변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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