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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와 이불에 쌓인 먼지를 보며

빨래 외에 방법이 없을까?

by 누리
cassidy-dickens-cOAlCJeI7PY-unsplash.jpg Unsplash의 cassidy-dickens

입술 옆에 빨갛게 무언가 올라왔다. 뭐지. 여드름과 뾰루지 그 사이의 얄궂은 빨콩. 사춘기도 사랑의 열병 없이 조용히 지나가고 크게 별 탈이 없었는데, 가끔 이렇게 뾰루지가 날 때면 온 신경이 그 녀석에게로 향한다. 대체 왜 났을까. 피곤해서 그런가. 화장품을 잘 못썼나. 세수를 자주 안 해서 그런가. 심술이 났나.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생각해 보니 베갯잇이 문제인가 싶어, 싹 벗겨서 세탁기에 넣었다. 기왕 하는 김에 좀 빨자 싶어 침대커버도 벗겼다. 빨고 널고 말려서 다시 씌우고 누웠을 때의 만족감이란... 이 맛에 앞치마를 두른다.


솔직히 베갯잇이 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얼굴을 딱히 만지는 성격은 아니고. 그렇다고 뭐 다른 게 닿지는 않았으니까.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우선은 빨고 보니 개운했고. 당분간은 괜찮겠지 싶다. 깨끗하게 쓰려면 일주일에 한 번은 빠는 게 좋다고는 한다. 근데 또 현생이 바빠 그러기도 쉽지 않다. 이불과 베개를 털지 않고 그냥 두면 미세먼지, 집먼지진드기, 피부 각질, 곰팡이 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잠이 보약이 되려면 침구 속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매번 세탁기를 돌릴 순 없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becca-schultz-l6BenhrIc2w-unsplash.jpg Unsplash의 becca-schultz


햇빛에 말리기

군대에서 주말마다 침구류를 일광건조 시킨 이유가 있다. 햇빛의 자외선(UV) 중 UV-C는 강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어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를 죽인다. 맑은 날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이불과 베개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널자. 최소 2시간 이상 말려야 효과적이며, 면 소재의 이불은 3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색상이 진한 이불은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변색될 수 있으므로 그늘에서 말리자.


진공청소기로 흡입

침구 전용 청소기나 일반 진공청소기에 침구 전용 헤드를 장착해 먼지를 빨아들이자. 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가 장착된 청소기는 0.3μm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99.97% 제거할 수 있다.


테니스 라켓으로 때리기

스트레스도 풀고 먼지도 털고. 예로부터 이불과 북어는 3일에 한 번씩 패야 깨끗하다고 했다. 테니스 라켓이나 나무 방망이로 베개와 이불을 털자. 섬유 사이에 낀 먼지가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이건 밖에서 하자.


전용 롤러 사용

흔히 돌돌이라고 부르는 롤러를 쓰자. 먼지는 물론 반려동물의 털까지 흡착할 수 있다.


냉동실에 넣기

집먼지진드기는 섭씨 -15도 이하에서 생존이 어렵다. 침구를 냉동실에 넣으면 진드기가 죽고, 먼지가 덜 날리는 효과도 있다. 베개를 비닐팩에 넣어 밀봉한 후 냉동실에서 24시간 보관하자. 이후 햇빛에 말려 진드기 사체와 잔여 먼지를 털어내면 끝.


스팀 청소기 활용

고온(100℃ 이상) 스팀은 섬유 속 먼지를 불려서 제거하고 살균 효과도 있다. 휴대용 스팀 청소기는 여행에서도 유용하다. 숙소의 침구와 베개를 싸악- 스팀 해주면 베드버그(빈대)까지 잡을 수 있다.


베이킹소다로 먼지+냄새 제거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으로 흡착력이 강해 이불속 먼지와 악취 물질을 흡수한다. 베이킹소다를 베개와 이불에 뿌리고 30분 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자. 레몬즙과 섞으면 살균 효과가 높아진다.


소금물 스프레이 사용

소금은 공기 중의 먼지를 흡착하는 성질이 있다. 물 500mL에 소금 1작은술을 녹여 분무기에 담자. 이불과 베개에 가볍게 뿌린 후 마른 천으로 닦아주면 끝.


건조기 활용

집에 건조기가 있다면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건조기를 돌리자. 건조기의 강한 회전력과 고온(60℃ 이상)이 이불속 먼지를 털고 진드기까지 제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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