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심리연구자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로 지적했다
오늘 아침에도 출근하기 싫어서 몸서리를 쳤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이 기분, 똑같은 일상의 반복, 매너리즘에 빠진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 1년 전, <신경 끄기의 기술>을 쓴 유명 작가 겸 인플루언서 매크 맨슨의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영상 제목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다.
틀린 말도 있고, 맞는 말도 있다. 그런데 그걸 다른 나라 사람이 짚어주니 묘한 감정이 든다. 뼈 있는 말이라 더 아프다. 패도 내가 패야 기분이 덜 나쁜데 말이다.
https://youtu.be/JCnvVaXEh3Y?si=x-wqSUrYXVwedaQX
약 24분 분량의 영상에서 맨슨은 이렇게 말한다. “잘하는 일을 더 잘하도록 강요하고, 우수한 결과를 위해 강력한 압력과 경쟁을 가하는 건 효과적 공식으로 입증됐지만, 심리적 낙진을 초래했다” 그는 유치원 시절부터 시작되는 입시경쟁 문화를 짚었다. 요즘은 '7세 고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만 7세 전후의 아이들이 겪는 학습 부담과 입시 경쟁이 마치 고시처럼 독하다는 의미다. 초등학교 1학년인데도 이미 고학년 수준의 공부를 하고, 수학 공식을 외우는 아이들. 놀 시간이 사라진 그들의 하루는, 마치 어른보다 바쁘다. 우리는 언제부터 어린 시절을 이런 식으로 계획하기 시작했을까?
맨슨은 한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도 짚었다. “인구의 15%가 숨진 잔혹한 전쟁을 겪은 한국은 최대한 빨리 발전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가 이를 위해 도입한 가혹한 교육체계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가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노인 자살률이 치닫고 젊은 세대에게는 큰 두려움을 안겼다” 이어 “모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것을 강요하는 유교 문화가 뿌리 깊은 것도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심화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고모부가 한국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날카로운 분석이다.
하지만 이 영상을 마냥 기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약점이 있으면, 반드시 강점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미 그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고, 때로는 치열하게 토론하며,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보려 애쓰고 있다. 남녀 갈등, 인구 감소, 세대 간의 단절 같은 복잡한 문제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지금은 어쩌면, 긴 터널을 걷는 중인지도 모른다. 어디로 가는지도,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는 그런 시간. 하지만,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속도는 느려도,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면 언젠가 빛이 들 테니까.
가끔은 생각한다.
혹시 우리가 진짜 잃어버린 건, 정답이 아니라 멈추어 돌아보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아이도, 어른도, 숨 좀 고르며 살아도 괜찮다고.
누군가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괜찮다고. 지금 이 순간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참 잘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