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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Apr 11. 2019

기억 열. 게임

지는 습관이 만들어준 태도

나는 게임에 재능이 없다. 재능이 없으니 흥미도 없다. 어릴 땐 그런 줄도 모르고 게임에 열중했다. PC방이란 것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던 초등 고학년 시절, 한 시간에 2000원이나 하던 읍내 PC방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하교 후 친구들과 함께 PC방으로 몰려가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대부분 졌는데도 그랬다.


생각해보면 컴퓨터로 하는 게임에만 소질이 없는 게 아니었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형과 함께 했던 바둑, 장기, 체스 경기에서 이겨본 기억이 없다. 이쯤 되면 소질이나 재능의 문제라기보다 당시 나란 아이의 두뇌 능을 의심해볼 문제일 수도 있다. 아무리 두 살 터울 형이라지만,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는 건 이상하니 말이다.


   이상 없이  . 사용 방식이   . 나는 게임 시작 전부터 게임을 하는 내내 철저히 지는 방향으로만 뇌를 시뮬레이션했다. 첫 수를 두는 순간부터 패배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있었고, 역시 이번 게임도 질 것 같다는 패배감에 미리 사로잡혔다. 그렇게 나는  지는 연습을 했,          .


언제부턴가 지는 것은 습관이 되었고, 다른 습관들과 마찬가지로   더욱 단단해졌다. 나는 십수 년간 게임에서 지는 방법을 익혀 하나의 패턴으로 내면화 , 정교한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두뇌 속에  저장다.   나는 지금도 내가 누군가와 정면 대결하여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좀처럼 하지 못한다. 객관적, 논리적 근거가 없는데도 그렇게 생각하고 믿는다. 반면 내가 질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나 쉽고 자연스럽게, 때로 무의식적으로 내 안에 스민다. 역시 아무런 근거가 없다.


       .             .        .    ,           채워 넣을  .           .


요즘 들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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