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렌,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엘리, 2020
팔다리를 다치든, 시각이나 청각, 혹여 가족을 잃게 되어도, 우리는 사는 세계를 슬쩍 바꾸면 그만이다. 괴로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고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하지만 승각장애가 있다면 모든 '도망'이 불가능해진다. (26쪽)
"후회할 거라는 것까지 포함해서 이쪽을 선택했어." (60쪽)
거기까지 생각하다, 또다시 안 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말았습니다. 만약 언니에게 포옹을 받고 올바른 심성을 가진 인간이 된다 하더라도 그 올바름이 과연 나 자신의 것일까. (215쪽)
그렇지만 나는 여동생으로서, 언니가 세상을 구원하고, 언니가 사람들에게 추종과 존경을 받고, 언니의 모든 것이 허용되는 세계에서, 언니의 기적을 받지 못한 유일한 한 사람이라는 배제된 존재로 살기를 거부합니다. (228-229쪽)
"우리 소비에트의 인공지능인 '보댜노이'는 기술적 특이점을 돌파했다." (2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