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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Oct 31. 2021

숨 가쁜 결말 뒤에 찾아오는 아득한 상상

37. SL Kim - 「리바이어던」(19매)

짧은 분량 안에 굉장히 임팩트 있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리바이어던Leviathan(레비아탄, 리워야단)'은 구약성서의 욥기에 등장하는 바다 괴물의 이름입니다. 토마스 홉스의 고전 『리바이어던』(1651)을 통해 더 널리 알려진 이름이기도 하죠. 홉스는 이 괴물의 이름을 차용하여 국가라는 세속의 신을 역설했습니다만, 이 이야기에선 괴물이라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칠흑 같은 바다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검은 바다는 사실상 이 작품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거든요. 주인공인 서술자는 고대의 유적을 탐험하기 위해 비밀리에 배를 타고 '아이다 섬'으로 가고 있습니다. 야심한 시각, 저 멀리 섬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배의 엔진이 꺼집니다. 괴물이 등장할 시점이 임박해오는 듯한 느낌과 함께 긴장감이 고조되죠.


읽으면서 러브크래프트를 떠올리게 되는 건 당연합니다. 사실상 이 장르의 핵심을 이루는 모티프는 모두 러브크래프트의 것이니까요. 고고학을 전공했다는 동료 연구원은 주인공의 옆에서 고대어를 읊조리는데, 그 내용은 누군가 잠에서 눈을 뜬다는 내용입니다. 실은 탐험대가 이곳에 오기 전 아이다 섬의 주민이 모두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와 관련된 내용일 거라는 짐작을 하게 만들죠. 이런 설정은 당연하게도 『크툴루의 부름』을 강하게 연상시킵니다. 그만큼 러브크래프트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는 작품이라는 뜻이죠. 익숙하면서도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과연 이 안에서 무엇을 얼마나 변주할 수 있을까요.


* 소설과 리뷰 전문은 아래 링크를 이용해주세요.



소설 - 「리바이어던」

리뷰 - 「숨 가쁜 결말 뒤에 찾아오는 아득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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