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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Jul 24. 2017

세상을 조금씩 살기 좋게 만드는 방법

다 같이 조금씩 불편해지기

제목이 조금 거창하지만, 제목 그대로, 세상을 조금씩 살기 좋게 만드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아닙니다. 경제발전도 아니에요. 그런 것들은 세상을 조금 편리하거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뿐, 살기 좋게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국내총생산과 1인당 국민총소득의 증가는 국민 삶의 만족도를 조금 올려줄 수는 있겠지만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게 만드는 방법은 딱 한 가집니다. 아주 간단하죠. 세상은,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에게 할당된 만큼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살기 좋아져요. 딱 그만큼만 좋아집니다.


우리 모두가 마땅히 공유해야 할 불편함을 어느 한 사람, 한 집단에 떠밀지 않고 모두 다 같이 자발적으로 짊어질 때 세상은 그나마 살만해질 겁니다. 요컨대 핵심은 수치화된 행복의 증진, 또는 부의 재분배가 아닙니다. 역설적이지만, '다 같이 조금씩 불편해지기'가 핵심이죠.


일부 집단에 대한 맹목적인 편견과 비하와 조롱을 마주했을 때, 조금 불편하고 껄끄럽더라도 그 자리에서 단호히 제지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어떠한 형태의 행복도 다른 사람의 영문모를 고통 위에 서있을 수는 없다는 당위를 모든 사람에게 납득시켜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인간관계는 훼손되고, 사회적 효율은 떨어질 겁니다. 예전보다 불행하고 삭막해졌다고 느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소수자의 고통과 희생을 전제로 한 차가운 웃음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할 겁니다.


우리의 웃음이 누군가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면, 그 쾌락과 고통 사이에 인과 관계가 성립한다면, 우리는 웃음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불편해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상처받은 누군가가 마땅히 받아야 할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세상은 개인의 행복과 웃음보다, 약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통해 조금씩 살만한 곳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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