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겪는 작은 불이익에도 쉽게 화가 나는 요즘, 지구 반대편에서 자행되는 학살에는 둔감할 수 있다는 게 기이합니다. 만약 내가, 내 가족과 지인이 같은 일을 겪고 있다면 세계가 멸망하는 기분일 것만 같은데, 당장의 안온한 삶에 대한 욕구는 보기보다 강력하고 끈질기게 구차해서, 저쪽에서 사람이 피 흘리고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짐짓 못 본 척 소소한 일상으로 눈을 돌립니다. 학살과 죽음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정확히 무엇이 어쩔 수 없다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아랍인의 죽음에는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다던 어느 아랍인의 체념 어린 말이 떠오릅니다.
링크에 가시면,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대해 쓰인 열 편의 번역글이 담긴 pdf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연대자들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고요. 모바일로 읽기에도 편하네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함께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