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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Nov 20. 2017

차별 사회

여성의 발화에 대한 허용 범위는 남성에 비해 현저하게 좁다

한국은 남성 중심 차별 사회다. 남녀가 섞여있는 자리에서, 남자들은 서로 웃어주는 분위기만 형성되면 여성을 수동적 존재로 몰거나 심지어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이 입는 실제적 피해는 거의 없다.


예컨대 어떤 남자가 "여자들은 굳이 승진하려고 애쓸 필요 없어. 결혼만 하면 되지." 이런 소리를 해도 함께 있는 남자들이 다 같이 웃어주면 문제가 없지만, 어떤 여자가 "남자는 데이트 비용 가지고 쪼잔하게 굴면 매력 없어"와 같은 소리를 하면 결코 용납지 않는다. 똑같은 헛소리라도 여성 집단에 대한 비하는 너그럽게 용인되는 반면, 남성 집단에 대한 비하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이를 두고 남성들 특유의 털털하고 직설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것뿐이라며 아예 '남성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는데, 문화적으로 명백히 지체현상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집단의 '특성'으로 규정하는 시각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요컨대 한국의 일상 공간에서 남성과 여성의 문화적 지위가 명백히 달라서 여성의 발화가 동등한 수준의 남성의 발화보다 허용 범위가 현저하게 좁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맥락에 발화의 논리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결국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주장에 내포된 논리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발화자의 성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나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경향이 있다는 주장에 손톱만큼도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이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 우리 사회가 아직 남성 우월주의자들의 놀이터라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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