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noon/44
5월 29일.
경찰, 검찰이 함께 하는 협의체 회의가 있었다. 금차장은 협의체 회의 발표자료를 만드느라 같이 상주하고 있는 여러 공무원들과 논의를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개경정과 가장 많이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7층에 있는 개경정은 협의체 회의 당일, 아침 9시가 되지 않아 모두가 출근하지 않은 시각, 금차장 자리가 있는 2층에 왔다.
개경정 : 금차장님, 협의회 시 사용해야 하니 금차장님 노트북을 회의실에 설치해주세요.
금차장 : 공무원 회의용 PC 있는데요? 김주임님이 관리하고 계세요. 그거 쓰시면 됩니다.
개경정 : 그 PC로 해봤는데 PPT가 깨지고 안 돼요. 금차장님 것으로 설치해주세요.
협의체 회의를 진행하는 오전 내내 금차장 PC를 설치해 두면, 금차장은 그 시간 동안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인가? 굳이 개경정과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금차장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개경정이 회의 장소가 어딘지 알려주지 않았지만, 금차장은 굳이 개경정에게 회의실 어디냐고 묻지도 않았다.
조금 뒤 금차장은 자신의 PC를 들고 어디일지 모를 회의실을 찾아가려고 나섰다. 그런 금차장을 보았는지 2층에 있는 총경 방 근처에서 어물쩡 거리던 개경정은 금차장을 따라 나왔다. 금차장을 불러 세우더니 금차장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금차장은 매우 불쾌한 기분이 들어 인상을 찌푸렸다. 개경정은 그 후에 회의실 위치를 알려줬다.
개경정이 알려준 회의실은 불이 다 꺼져 있고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개경정에게 이런 식으로 여러 번 당한 금차장은 이럴 줄 알았다며 다시 PC를 들고 2층 금차장 자리에 갔다.
이후 회의 30분 전에 다시 회의실로 내려갔다. 김주임이 이미 아까 개경정이 PPT가 깨져서 안 된다고 했던 공무원 회의용 PC를 설치해 둔 상태였다. 그래도 할 일은 하자며 금차장 본인 PC는 옆에 두고, 공무원 회의용 PC에서 PPT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그때 개경정이 다시 금차장에게 다가오더니 대뜸 취조하듯 물었다.
개경정 : 그때 차 같이 타고 가던 남자 누구예요?
금차장 : (미친놈...) 오XX 부장이요.
개경정 : 이름이 뭐라고요?
금차장 : A사 직원 오XX부장이요.
개경정 : 이름이 오XX이라고요?
금차장 : 네
개경정 : 뭐 하는 분이에요?
금차장 : 00관리하시는 분이에요.
개경정 : 몇 살이에요?
금차장 : XX년 생이세요.
오부장은 개경정과 함께 자주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으로, 개경정이 모를 리가 없다. 추후 오부장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이제 경찰의 감시를 받게 되는 거냐고 했다.
금차장은 PPT가 잘 작동되는지 확인을 마치고 나가려고 일어섰다.
개경정 : 회의 때 금차장님도 같이 계시는 거죠?
금차장 : 공무원 끼리 하는 협의 회의인데 제가 참석할 이유가 있나요?
금차장은 퉁명스럽게 말하고 회의실을 나왔다.
회의 중 김주임에게 가서 협의체 회의를 위해 공무원 PC를 점검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김주임은 개경정으로부터 그런 요청도 없었고, PPT 파일을 PC에서 확인한 적도 없다고 했다. 개경정은 또 거짓말을 했다.
6월 18일.
금차장은 꿀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는 A사에서 내년도 꿀 프로젝트 추진 방향에 대한 리뷰를 하고 있었다.
회의 중 이팀장과 서차장이 번갈아 금차장에게 연락을 했다. 개경정이 금차장이 어디 갔느냐며 연락이 안 된다며, 그들에게 지금 같이 있냐고 묻는다고 했다.
잠시 후 금차장에게도 개경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두어 번 진동이 울리더니 금방 끊어졌다. 금차장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
금차장 : 경정님, 무슨 일이세요?
개경정 : 아, 영문 문구에 shall이 들어가는 게 맞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려고요. 맞아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