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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dow Apr 07. 2021

왜 집에 안 가?

누군 안 가고 싶어서 안 가나

가끔 내가 일을 정말 못한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나 혼자 야근하고 있을 때다.


일을 잔뜩 준 팀장은 퇴근을 하며 내게 묻는다.

 

왜 집에 안 가?



누군 안 가고 싶어서 안 가나.
나는 언제나 집에 일찍 가는 것이 목표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혹은 그런 체 하는 사람들은, 그게 아니더라도 일을 잘 안 하는 약삭빠른 사람들도

모두 후다닥 PC를 끄고 사라진다.
나는 눈치를 보다가, 혹은 업무에 허덕이다 그만 가야 할 시기를 놓쳐버린다. 그러고서는 혼자 컴컴한 사무실에 남아 일 처리를 하고 있다.


일이 없는데 남아서 일을 하는 척하는 것도 문제다.

일이 있는데도 당당하게 빨리 가는 것도 문제다.

나는 일하는 척하는 것도 아닌데 당당하게 빨리 가지도 못하고 일 속에서 허덕이고 있으니, 일이 있는데도 당당하게 빨리 가는 사람 일을 대신해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대체 무얼 위해 이러고 있는 것일까.  


집에 가는 길...
컴컴한 길은 무섭진 않지만 길게만 느껴지고 그 길을 털털 걷는 나는 너무나도 외롭다.
나도 집에 가서 가족과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데 그럴 가족은 없다.

이럴 때만 결혼한 사람들이 부럽다.
나는 오늘도 너무 외롭다.
가을 타나?



2019년 어느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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