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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dow Mar 27. 2021

나 회사 짤리는거야?

어디에나 존재하는 특별한 회사원들 #1

나의 전 직장에는 조심해야 할 분이 한 분 계시다. 어떤 분의 따님이다.


따님의 아버지인 어떤 분은 그 회사의 임원이었고, 정부기관의 장이었다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방했지만, 다시 실세로 자리 잡았다.


정부기관의 장이 될 때 그분의 따님은 인사청문회에서 취업 특혜 의혹이 있었다. 그 회사 사람들은 안다. 취업 특혜가 있어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따님은 여전히 그 회사에서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다. 그냥 조용히 성실히 다니면 그나마 봐줄만할 텐데 문제는 그녀의 태도다.  


1. 평사원은 도무지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녀가 하는 일이 궁금하다.  

2. 그녀의 직속상관도 그녀의 업무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못한다. 전례를 보면, 그녀에게 관여를 하는 직속상관은 모두 짤렸다. 그래서 비겁한 팀장들은 팀원들을 앞에 두고 그녀를 조종하려고도 하지만, 언제나 실패한다.

3. 그녀는 회사에서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원하는 팀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녀는 팀의 팀원이 아니다. 독립된 개체다.  

4.  그녀의 라이프는 아주 자유롭다.  근퇴관리도 그녀 마음이다. 회사 안 나오고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우러 다니기도 했다.

5. 그녀 밑에 하청업체 사람들은 하도 갑질을 해서 오래가지 못한다.


회사 동기들을 몇 만났다.  

아직도 그 회사를 다니고 있는 동료가 그녀와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그는 연락도 잘 안 되는 그녀와 일로 잠깐 언쟁을 했다.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럼 안 돼. 너 이제 큰일 났다."

"걔네 아빠가 회사에 전화에서 너 자르라고 할 걸?"


그럼 나 이제 회사 짤리는 거야?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거늘 여전히 특정한 누군가의 자식을 위한 온갖 특혜가 난무하는 세상이다. 명예를 한껏 안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안 걸리면 장땡, 잘만 넘기면 다행심산인것 같다. 그 회사 사람들은 참 순박한 것 같다. 아님 정말로 회사에 대한 기대치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아님 이런 케이스는 세상에 난무해서 누구나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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