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와 카드 아줌마 영업 방식의 공통점
손절을 부르는 마케팅
오랜만에 쇼핑몰을 들렀다. 열체크를 하고, 손 소독을 하고 입장했다.
입장하자마자 한 아주머니가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언니, 카드 하나만 하고 가~"
나는 무시하고 계속 걷는다.
"언니! 카드 하나만 해~"
후우...
나는 계속 무시하고 앞만 보고 걷는다.
"언니, 카드 하나만 만들어 주고 가~"
내 팔을 잡아 끈다.
이내 내 미간이 찌푸려진다.
순간 길 곳곳에 숨어있던 사이비 종교 전도사들에 대한 기억이 스쳐간다.
"기가 맑으신 것 같아요~"
하며 집요하게 따라붙는 무리들.
못 들은 척 지나가면 욕을 할 때까지 따라붙거나 팔을 잡는 그들.
코로나 때문에 길에서 안 만난 지도 꽤 되었는데, 이 아줌마는 코로나 시기에 그 위험한 신체 접촉 영업 마케팅을 감행하여 그들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
"아! 됐어요!"
팔을 뿌리친다.
아줌마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한다.
너무 오랜만에 화를 낸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불쾌하다. 내가 화가 난 상황이 불쾌하고, 언택트 시대에 택트를 한 아줌마의 행동이 불쾌하고, 그런 아줌마를 카드 영업하라고 허가해준 쇼핑몰도 불쾌하고, 카드 아줌마한테 미안한 감정이 드는 나 자신에게도 불쾌하다.
카드 아줌마는 어떤 절실함이 있어 나를 그렇게 카드에 가입시키려고 했을까?
에잇, 됐다.
나는 그냥 그 길로 집에 왔다.
사이비 종교 전도사와 카드 아줌마의 마케팅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마음 약해 보이는 사람 혹은 혼자 가는 취약한 사람을 잡아다가 집중 공략하고 자신의 상품을 강요하는 거다.
그 마음 약한 사람이 강요에 설득 당해 어쩌다가 판매에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설득하지 못한 나머지들. 아마도 99.9%의 사람들에게는 그 상품에 대한 더 안 좋은 인식을 남긴다.
그렇게 마케터는 잠재 고객을 또 한 명 잃게 된다. 고객은 당시의 불쾌한 경험이 제품에 대한 인식이 되어 더 이상 그 근처로 가려고도, 제품을 접해 보려고도 하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