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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onbusin Jan 05. 2022

이상과 현실 사이의 결혼

결혼 준비란 뭘까?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하고 사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결혼 준비는 전부 '결혼식' 준비다.

결혼식 준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파티의 기획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시 파티를 즐겨하시는 분들이라면 결혼 준비는 파티의 과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보통 신랑 신부는 본인들을 위한 파티를 기획하거나 운영해 본 적 없다.

나름 파티를 주최해 본 적이 있고, 사람들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ENFP인 나는 결혼식에 대한 열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선택의 연속이었으므로 쉽지 않았다. 물론 웨딩플래너를 고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직접 관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기 위한 순서는 대게 이렇다.

-상견례 : 양가 부모님의 첫 만남 장소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게 음식을 먹을만한 장소가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해운대에 있는 '삿뽀로'라는 일식 전문점에서 했는데 정적이 흐를 때마다 음식이 나와서 좋았다.

-결혼식장 정하기: 본인이 어두운 홀을 좋아하는지, 밝은 홀을 좋아하는지 등 구체적인 취향이 있어야 고르기 쉽다. 나는 야외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날씨에 의한 변수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싫어서 야외 느낌의 밝은 식장으로 예약했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결정) : 평소에 인스타그램 등 SNS을 통해 원하는 사진 느낌, 드레스 디자인, 메이크업 스타일을 저장해놓자. 훨씬 고르기가 편하다. 나는 인스타그램 검색을 가장 많이 했다.

스튜디오촬영 대신, 포토그래퍼로 일하는 친구를 섭외해서 제주도에서 야외스냅을 촬영했고, 드레스는 1부와 2부 드레스를 다 골라야했으므로 열심히 인스타그램으로 서치를 했다.

-예단, 예물: 예산을 정해야 브랜드 반지, 종로 아니면 디자이너 브랜드등을 정하기 쉽다. 가장 중요한건 취향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창원에 있는 디자이너 숍 '할레쿨라니 주얼리'에서 반지를 구하고 싶었는데 결혼식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바빠져 서울에서 내려가기 쉽지않았다. 결국 명동 신세계백화점에서 티파니의 밀그레인으로 맞췄다. 가장 심플한 디자인이다. 개인적으로 고유한 느낌이 있는 디자인이거나, 심플한 디자인에 백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고르기 쉬웠다.

-신랑 정장: 홀의 밝기나 분위기에 따라 색상 선정이 달라지나 이것도 신랑 취향이다. 

-부모님 한복 구매 및 메이크업샵 정하기: 보통은 신랑 신부의 메이크업샵에서 많이 한다. 그러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면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게 낫다. 한복은 구매하거나 대여하거나 어머님 선택이다. 

-청첩장 제작: 바른손카드를 많이 쓴다 들었다. 그러나 나는 직접 디자인하고 성원 애드피아에 인쇄를 맡겼다. 직접 한다고 그렇게 저렴하진 않다. 단지 자기만족이다.

-청첩장 모임:코로나로 쉽지 않았다. 그리고 코로나로 많이 초대할 수 없었기에 꼭 부르고 싶은 친구들만 만났다. 그러나 누구눈 초대하고 누구는 초대못할 수 없으니 기준을 정해야 하므로 가장 쉽지않았다.

-신랑/신부 입장곡 정하기: 잔잔하거나, 활기차거나 본인이 원하는 결혼식 당일날의 분위기를 생각하고 고르면 된다. 나는 입장할 때 '별빛이 내린다-안녕바다'를 선택했다. 밝은 홀이라 산뜻하고 신나는 곡을 틀고 싶었다.

-플라워 미팅/부케 예약하기: 내가 예약한 홀은 버진로드 및 공간 곳곳에 있는 생화 컬러나 종류에 대한 미팅이 필요했다. 생각보다 어떤 부케를 선택할지 색상 고민도 많이 했다.

이것 외에도 자잘한 것들이 많지만 크게 보자면 이 정도다.


이 모든 건, 결혼식 그날 단 하루를 위해 준비하는 거다. 

어떤 사람은 결혼식 하루를 위해 큰돈을 쓰는 것이 아깝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인생에서 한 번밖에 없는 결혼식이라고 생각하며 큰돈을 쓰는 사람도 있다.

물론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다만, 결혼식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을 약속하는 신성한 자리에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한날한시에 모인다는 건 인생에서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함 경험이니까.

세상에 살면서 한 번쯤은 의식 있는 특별한 이벤트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온전히 우리가 주인공인 날. 종교처럼 신성한 약속 같은 것.


만약 결혼식 준비 중인 예비 신랑, 신부라면 본인들의 취향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고,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합의해야 빠른 진행을 할 수있다. 어쨌든 대부분은 결혼식을 위해 대개 1년은 준비한다. 원한다면 3개월 이내로 할 수도 있겠지만, 원하는 방식대로 하려면 시간이 드는 건 사실이다.

 


직접 제작한 청첩장


제주도에서 찍은 야외웨딩스냅




밝은 식장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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