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의 매력 있는 복합문화공간
망원동은 여러모로 매력적인 동네이다. 한강과 접근성도 있으면서, 망원시장의 정겨움도 가지고 있다. 하늘이 잘 보이는 동네이기도 하고, 오래된 동네이기에 공간의 표정도 다양하다.
망원동은 서울의 주목받고 있는 동네 중에 하나이다. 홍대권이긴 하지만 홍대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기본 자산으로서 한강과 망원시장이 있으며 개성 있는 가게들이 망원동을 매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다호 역시 망원동의 색을 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IDAHO는 무슨 뜻인가요? 아이다호라는 미국의 주와 관련 있나요?
그런 것도 있지만, My own private idaho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네이밍을 지었어요. 젊은 키아누리브스가 나오는 청춘영화인데 감명 깊게 보았죠. 그래서 아이다호라고 지었어요.
망원동에서 가게를 여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2년 전부터 망원동 주민이었고, 그전부터 홍대권에서 10년 정도 살았었어요. 홍대권을 벗어날 생각은 없었죠. 망원동은 홍대권이긴 하지만 임대료도 저렴하고 분위기가 정감 있었어요. 망원동에서 처음부터 가게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집 근처에서 작업실을 구해볼까 하다가 이 공간을 오게 되었는데 공간이 매력적인 거예요. 작업실로만 쓰기는 아쉬울 것 같아서 계획을 수정했죠. 그리고 복합 문화공간인 아이다호를 만들 거 된 거죠.
그럼 전직은 무엇이셨나요?
저는 음악을 하고 있었고 여자 친구는 그래픽, 영상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물론 지금도 아이다호 한편에 저희 작업실이 있고 작업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예술가 친구들이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복합 문화공간인 아이다호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주세요.
아이다호는 카페&펍을 기반으로 한 복합 문화공간이에요. 언제나 커피와 술과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좋아하는 국내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며, 마음에 드는 소품을 판매합니다. 때때로 파티와 공연이 있어요.
지난 공연에 참석한 적도 있었는데요, 아티스트를 선정할 때 기준이 있나요?
음악은 저, 전시는 여자 친구 이렇게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데요, 우선 전시 같은 경우는 우리가 마음에 드는 작가를 선정해서 초대하거나 작가분들께서 직접 연락 주시기도 합니다. 우선은 우리가 좋아하는 작업물이어야히고, 공간에도 어울릴 수 있어야 합니다. SNS로 주의 깊게 보다가 작가님께 연락드리기도 하고, 원래 알고 있는 작가님을 섭외하기도 하지요. 만약에 전시를 할 사람이 없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저희 작품으로 채워도 되니까요.
공간 디자인을 보니 자유롭게 작업하셨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같기도 하고요.
어떤 콘셉트로 하신 건가요?
저희는 공간에 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본 설비와 목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는 저희가 디자인과 스타일링을 했습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공사를 했어요. 계획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즉흥적인 디자인도 있었어요. 우선 기능적으로는, 공연할 수 있는 공연 공간과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단을 올려 무대를 만들었고, 벽을 터서 전시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다호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무대존에는 실험적인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소파에 페인트칠을 자유롭게 하기도 했고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인스타그램을 많이 애용하는데, 사진 찍고 싶은 스팟을 만들면 알아서 사진을 찍어주셔서 저희를 알려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무대 공간은 주기적으로 변화를 줄 의향도 있습니다. 언제든지요.
여기 오시는 손님분들이 이 실험적인 공간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물리적 측면에서는, 무대 공간 쪽이 단이 높고, 전반적으로 실험적이며 한눈에 주목받는 자리이니만큼 그곳을 착석을 안 되는 공간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앉아도 되는 자리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고, 그 자리에서 앉아서 사진 찍기 위해 기다리시는분들고 있어요.
어떤 분들은 편하게 앉아도 된다고 말씀드리면 바닥에 자유롭게 앉아 계시는 분들도 있어요. 어쨌든 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이용해주시길 바란고 있어요.
감성적 측면에서 보자면 망원동에 오랫동안 거주하셨던 토박이 분들이 "나 어릴 때는 여기 태권도장 다녔다" "예전에 여기서 헬스 다녔는데" 하실 때가 재미있었어요. 그분들이 보시기에는 우리가 이방인일 수 있지만 그분들의 추억들을 다른 공간으로 맞이하는 게 재밌었어요. 사실 저는 빈티지한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상수동, 문래동 같은 오래된 공간, 시간의 흔적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이다호 역시도 예전의 흔적을 지우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있던 것이 완전히 사라지고, 재건축되면 추억할 수 있는 거리가 사라지고 향수가 생기게 되는 게 그런 것이 싫었어요. 그래서 이 공간에서 원래 있던 벽이라던가, 바닥, 포스터, 액자 등 과거의 것들을 최대한 남겼죠.
공간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릴 적 건축을 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간에 대해 항상 노출돼 있었어요. 공간 관련된 잡지도 많이보고 공간을 꾸미는 것도 좋아하였고요. 아마 그런 영향을 받아서 아이다호가 이렇게 나온 것이 아닐까 해요. 최근에는 공간 의뢰도 들어온 적도 있어요.
아이다호는 카페 메뉴도 팔지만 음식도 팔고 있는데요, 요리하시는 분이 따로 있으세요?
바리스타 자격증은 가지고 있어요. 이전에 카페 아르바이트도 많이 해보았고요. 하지만 요리전문가는 아니에요. 그래서 저희가 자주 해 먹고 좋아하는 요리를 메뉴로 넣었어요. 메뉴 선정의 기준은 우리가 좋아하고 잘 만들어 먹지만 사람들은 많이 접해보지 못한 음식이었어요. 나폴로폴리탄처럼요. 저희는 카페와 펍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요리가 메인이 아니라서 요리 맛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 하긴 해요.
망원시장이 근처에 있어서 재료를 공수하기가 좋아요. 미숫가루 같은 것도 다 망원시장에서 사고. 신선하고 퀄리티 좋은 것을 파는 가게를 점점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가게 운영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 가게를 운영해보다 보니 커피, 음식뿐 아니라 소품도 판매하고 전시나 공연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운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요. 딱히 에피소드까지는 아닌데 요즘에는 주말에 장사가 제일 잘 되는 것 같아요. SNS 영향도 있고. 그런데 지난달부터 토요일은 현저히 사람이 줄어드는 것을 목격했는데 아무래도 광화문 현장으로 다들 발도장 찍으셔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망원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망원동은 정말 정감 가는 동네예요. 아마 망원시장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요. 홍대 권이지만 홍대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에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아이다호가 단순한 가게가 아닌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제 어디에 있든 상관없는. 언젠가 사라져도 어니 선가 나타난다 해도 아이다호는 '아이다호'인 거죠.
chloe는
부산에서 태어나 살다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Writer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디자이너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 주거문제 등 우리 주위에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이 많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오프라인 기반인 '공간'작업과 함께 온라인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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