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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onbusin Dec 07. 2016

키노코_kinoko bistro

망원동 골목 안 작은 식당


망원시장 골목에서 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가게가 있다. '나 여기 있어요'라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외관이 아니라서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망원동에 녹아들어서 마치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있는 가게가 바로 키노코이다. 키노코에 들어가면 마치 엄마가 요리를 해주는 것처럼 보글보글 음식을 끓이는 소리가 나는데 그 분위가 다정하며 아늑해서 인상깊다.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쉽게 찾기 힘든 숨겨진 가게, 키노코에 대해 인터뷰해보았다.







키노코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키노코는 일본어로 버섯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의미로는 일본어로 키가 '나무' 노가 '~의' 코가 '자식'으로 나무의 자식이라는 뜻도 있고요. 제가 워낙 버섯을 좋아해서 지은 것도 있고, 나무의 자식이라는 의미는 야채를 많이 쓰는 건강한 식당이라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었습니다. 

로고 역시도 건강한 식당을 표현하고 싶어서 나무 느낌을 살렸어요. 



@키노코 내부


망원동에 자리를 잡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망원동에는 망원시장이 있잖아요. 저는 이곳에서 신선한 야채를 구해서 사용해요. 물론 농부분들과 직거래로 구입하기도 하지만 망원시장에서 사 올 때도 많죠.

그리고 일부로 골목에 골목으로 들어온 이유도 있어요. 키노코가 망원동과 어울리는 다정한 가게가 되었으면 했어요. 망원동에서도 큰 길가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큰길은 복잡하잖아요. 차도 많이 다니고. 그런데 골목에 있으면 날씨 좋은 날에는 문도 열 수 있고,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가 있어요. 저는 손님들이 그런 여유를 느끼셨으면 했어요.




키노코 오픈 하시기 이전 직업은 무엇이셨나요?


전직도 요리를 했어요. 제과도 했었고 비스트로에서 일하기도 했고요.

요리하는 것도 배우는 것도 좋아해요. 요즘에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요리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늘 발전해야 하는 것 같아요.


@소소한 메뉴판


음식이 하루에 한 가지 메뉴로 한정됩니다. 선정기준이 무엇인가요?


키노코는 하루에 한 가지 메뉴를 판매하며 메뉴는 비정기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메뉴는 주로 계절이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계절별로 나오는 식재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메뉴가 달라지고, 날씨 같은 경우는 쌀쌀해지면 카 베츠 롤과 같은 따뜻한 요리로 메뉴가 선정되기도 해요.

여러 가지 메뉴를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음식이라도 제대로 하자라는 생각에 메뉴를 단일하게 통일했어요. 여러 가지를 하게 되면 에너지가 분산되더라고요. 저는 최대한 정성스럽게 손님께 들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메뉴 역시도 손님들이 자주 접해보지 않은 메뉴를 선정하려고 노력해요. 저희 가게는 골목에 골목에 있기 때문에 찾아오기 쉬운 가게는 아니에요. 어디서나 흔하게 먹는 음식을 먹자고 골목 안까지 찾아올 이유는 많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디서 흔하게 먹지 못한 음식을 정성껏 제공하자는 생각으로 메뉴를 선정합니다.

제가 손님께 드리고 싶은 음식은 따뜻하고 정갈한 음식이에요.




@키노코 내부


공간이 다정다감하고 귀여운데 어떤 콘셉트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조합이에요. 시공을 제가 직접 한 건 아니지만 재질이라던지 가구아 이디어 등 디자인과 스타일링은 대부분 제가 했어요.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가구예요. 키노코 공간이 협소해서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할 장소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과감히 원 테이블로 구성했어요. 혼자 와서 음식을 드셔도 외롭지 않을 않게 드실 수 있고 다정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심 손님들이 부담스러워하시는 건 아닐까 걱정도 했었는데 생각보다 손님들이 여기에 맞춰서 즐겨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나무 소재가 많은데 키노코의 뜻이랑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고, 나무가 주는 다정한 느낌이 좋아서 소재를 선택했어요.




       


예전 가게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키노코 이전에는 어떤 곳이었나요?

원래는 오래된 동네슈퍼였어요. 슈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죠(웃음) 천막이라던가, 문은 그대로 유지했어요. 과거의 동네슈퍼와 키노코가 어우려 저서 자연스럽게 만들었어요. 




좋아하는 지역의 음식이 있다면 어디세요?

개인적으로 LA 음식을 좋아해요. 푸짐하고 소스들이 다양하고 맛있어요. 그래서 제 요리도 푸짐한 요리와 다채로운 맛을 내려고 하죠.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나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2016년 6월 16일에 오픈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는데, 그날은 고등어 미소 조림을 했던 날이었어요. 손님이 부산에서 오셨는데 키노코에 오고 싶으셔서 일부로 찾아와 주신 거예요. 그런데 그분이 생선을 원래 잘 안 드시는 분이셨던 거예요. 그런데 엄청 맛있게 먹어주셨고 자신이 먹어본 생선요리 중에 제일 맛있다고 하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던 게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운영하면서 딱히 힘들었던 점은 별로 없었어요. 오시는 분들마다 너무 좋으신 분들만 와주시고 진상 손님도 없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약간 힘든 점이라면 메뉴 변경을 고민된다는 것이 있죠. 어떤 메뉴로 변경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가 달라지니까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빈그릇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해요.


   

망원동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신다면?


와도 와도 또 오고 싶은 동네가 망원동 인 것 같아요. 늘 다니는 길도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반면 신기하게도 편안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시장에 가는 게 제일 좋아요. 시장에 가면 오늘은 뭐가 나왔나? 궁금해서 계속 가고 싶어 지는 거죠. 그리고 상인들끼리 유대감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키노코를 운영하면서 느낀 게 상인분들이 제 가게를 꼭 자신들 일처럼 신경 많이 써주시고 잘해주세요. 그래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더 정이 가는 것 같아요.





chloe는

부산에서 태어나 살다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Writer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디자이너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 주거문제 등 우리 주위에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이 많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오프라인 기반인 '공간'작업과 함께 온라인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nstagram_ noonbusin

http://noonbusin.weeb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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