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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onbusin Jun 18. 2017

가지고 싶은 지하철 노선도

망원동의 그래픽디자인스튜디오 제로퍼제로


요즘 망원동에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거주하거나 작업실 혹은 쇼룸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중에서 제로퍼제로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인터뷰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여행, 도시처럼 테마가 있는 디자인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기때문이다. 제로퍼제로는 이미 그래픽디자인스튜디오로 많이 알려진 곳이며, 2016년 서울디자인 페스티벌에도 '서울'의 주제로 작업물을 전시했기도 하다. 


- 제로퍼제로는 어떤 곳인가요?


제로퍼제로는 2008년부터 시작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저희 부부가 운영하고 있고요, 일러스트, 편집물 등을 제품화하고 있어요.



- 제로퍼제로가 무슨 뜻인가요?


ZERO PER ZERO는 대학교 때부터 시작되었어요. 학생 때 팀작업을 했는데 그때 이름이 제로 퍼 제로였어요. 제로가 빌 공(空) 자 이기도 하고, 공간을 뜻하기도 해요. 그래서 하나의 공간을 둘로 나누어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제로퍼 제로 로고


- 제로퍼제로의 작업물을 대체적으로 지도나 여행에 관련된 것이 많은 것 같아요


네, 저희는 주로 EARTH, TRAVEL, LOVE 를 테마로 작업을 해요. 저희 로고 역시 6개의 대륙을 표현한 것이에요. 저희만의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의미가 있죠.

                                                                                                                                                                        

- 도시, 여행이 주제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것도 대학생 때와 관련이 있어요. 수업 프로젝트가 지하철 노선도를 리디자인하는 것이었는데 그게 졸업전시까지 이어졌죠. 졸전을 끝내고 나니 아쉬워서 작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었어요.

지금은 노선도와 지도 시리즈가 12가지 정도가 되어요. 처음 시작은 서울, 도쿄, 오사카였는데 지금은 더 많은 도시로 확대되었죠. 지도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여행으로 이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순서인 거 같아요. 지도가 있으니까 여행 관련 제품도 많아지고, 파생되는 작업물도 여행, 도시랑 관련된 것이 많아졌죠.



- 실제로도 여행을 좋아하시겠어요

정체성 있는 여행을 좋아해요. 지금은 아기 때문에 멀리 가지 못하지만 가능하면 여행 가고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게 2011년에 노르웨이를 2주 정도 다녀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것, 찍었던 사진이 아직도 디자인하는데 영감으로 많이 사용되어요. 




- 제로 퍼제로만의 그래픽 디자인 외에 다른 디자인 의뢰도 받으시나요?


처음에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기 위해 기업을 위한 브랜딩을 하기도 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있는 디자인 작업물은 의견 차이도 많이 나고, 상식을 벗어나는 수정 요구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최대한 저희가 만든 제품만으로 수익을 내고 판매를 하고자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작업물이 쌓기에 되면서 클라이언트의 의뢰보다는 저희 작업물을 판매하며 운영할 수 있게 되었죠. 

지금은 오로지 저희 작업물을 만드는 데에도 지금이 부족해요. 육아 때문에(웃음) 



- 세계 지도나, 노선도 등 작업하실 때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작업을 하시나요?

세계지도를 제작하게 된 건, 기존의 세계지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색의 조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도 있고, 세계지도를 표현하는 방식이 정보를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가서 복잡해요. 반면 인테리어용으로 제작된 것은 정보가 부족하며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지도를 제작할 때 정보는 들어가되 불필요한 것은 빼자고 생각했어요. 지도라는 것은 정해진 길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시각적 요소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에요. 바꿀 수 있는 것은 글자, 색 정도이죠. 그래서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어요.

아이디어나 영감은 주로 이런저런 낙서나 예전에 끄적였던 습작의 재발견에 의견이 더 해져서 갑작스럽게 나오기도 하고요, 장기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기획을 하고 몇 년을 걸쳐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 망원동에서 망원동으로 다시 이사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리고 왜 망원동인가요?

시들지 않는 정원이라고 아세요? 그 근처에서 2013년 4월부터 있었어요. 사실, 이사 계획이 있어서 온건 아니었어요. 마지못해 옮기게 된 거죠. 2-3년 사이 작업물이 늘어나 제품 수도 늘어났는데 창고를 비워줘야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창고를 알아봐야 했는데 창고 가격이 거의 임대료 수준이었죠. 그래서 크키가 큰 공간을 구해서 창고와 작업실 겸 쇼룸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손님이 더 늘어서 잘되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임대로로 3배로 늘어난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고, 임대료를 상쇄할 만큼 수입이 있을까 고민도 많았지만요.

망원동으로 제일 처음 온 이유는, 홍대권이잖아요. 합정, 상수동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을 보고 변화가 두려웠었어요. 밀려난 사람들도 많았고. 그래서 조용하고 정적이면서 임대료가 저렴한 망원동으로 오게 되었죠. 이곳에서는 매장에서 얻는 수입보다 작업실로서 제로퍼제로를 사용하데에 의의를 두었기 때문에 망원동으로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 공간이 2년 계약이라 괜찮지만 2년 후가 걱정이에요. 임대료가 더 높아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죠.

               

- 쇼룸, 작업실, 창고로 공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은 어떻게 레이아웃이 나왔나요?

작업물의 저장할 창고가 반이상 차지해야 할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이 공간이 너무 괜찮아서 창고를 늘려야 할 현실과 쇼룸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뒤편에는 창고, 유리 문쪽에는 쇼룸 및 작업실 등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작업공간의 위치가 재밌다고 생각해요. 쇼룸과 섞여있어서 마치 작업하는 모습도 하나의 '쇼룸'처럼 보였거든요.



-  왜 이런 배열이 나왔을까요?

그것도 콘셉트이었죠. 가장 돋보여야 할 만한 위치에 사무공간을 배치하였어요. 일하는 모습도 우리 작업물의 일부분이니까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일하는 것보다 채광 좋은 곳에 자유롭게 일하는 게 능률이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있죠.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디자이너의 작업실도 공개 된다는 점도 디자인이죠.  물론 단점도 있어요. 단점은 전면적으로 보여지는 공간이니 끊임없이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게 귀찮죠(웃음)


- 망원동에서 제로퍼제로를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있으시다면?

제로퍼제로는 판매를 하기도 하지만 작업실이 우선인 공간이에요. 평일 낮에는 망원동에 사람이 없는 것이 장점이죠.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좋아요. 손님들은 주로 주말에 오시니까, 평일에는 작업을 하고 주말에는 손님을 받게 되어 업무의 구분이 있어요. 그래서 평일에 작업할 때 한산한 느낌이 좋아요. 망원동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힘든 점이라 하긴 그렇지만, 프린트 시장이 그렇게 크진 않아요. 유명 작가의 카피 작품을 프린트로 사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알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저희를 잘 알지 못해요. 

 

 


- 망원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변의 가게들이 큰 욕심 없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그런 분들이 망원동에 가게를 열면서 망원동을 분위기를 만들고 그런 점들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것 같아요.



- 망원동에서 추천하고 싶은 가게가 있다면 어떤 곳일까요?

스몰 커피 같은 경우네는 작지만 카페라는 점에서 외부인들을 점으로 모아주는 곳이에요.

망원동을 느낌을 대변하는 곳이라면 미완성 식탁이나 동경 이 될 것 같네요.

       




chloe는

부산에서 태어나 살다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Writer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디자이너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 주거문제 등 우리 주위에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이 많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오프라인 기반인 '공간'작업과 함께 온라인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nstagram_ noonbusin

http://noonbusin.weeb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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