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체험기
어느덧, WeWork를 이용한 지 벌써 2달 차에 접어들었다.
두 개의 오피스를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남과 강북을 드나들게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같은 서울이라도 한강 이남과 이북은 문화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망워너인 나는 홍대로 출근하는 것이 편하긴 했지만 홍대권과 강남권의 차이 그리고 공간이 주는 에너지 때문에 일주일의 절반은 홍대로, 반은 위워크로 출근하고 있다.
홍대의 첫 번째 오피스 역시도 coworking & coliving space이다. Local stitch라는 곳인데 이곳은 일하는 공간과 삶의 공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한 재밌는 공간이다. 원래 호텔이었던 장소를 리노베이션을 하여 오피스쉐어와 하우스쉐어를 동시에 운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성을 유지하는 각각의 방들이 존재한다. 이 곳의 특징은 홍대권이 주는 자유로움, 로컬스러움 개성 있고 다정한 분위기가 형성 되어 있다는것이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반명 위워크는 강남의 거대한 빌딩 숲 한가운데 있다. 회사 밀집지역에 있다 보니 진짜 일터 같은 느낌이 들고 고밀도의 고층빌딩이 함께 있으니 삶 역시 밀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위워크 자체가 열린 문화이기에 로컬 스티치의 안정감과는 다른 '활발함, 활기찬, 열정적인' 느낌이 있다. 워커홀릭 같은 느낌이랄까. 홍대와 강남, 로컬과 인터내셔널, 오픈된 공간과 독립적인 공간, 이런 것들이 주는 느낌은 상당히 이질적이며 이것들을 번갈아 경험한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로컬 스티치라는 우리의 홍대권 사무공간은 집중이 잘되고 안정감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WeWork은 엄청나게 활기차다. 늘 이벤트가 있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활성화돼있다. 이곳의 이벤트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사교모임 같은 이벤트이다. 같이 요가 클래스도 있고 추석을 앞둔 요즘에는 송편 파티, 커뮤니티팀과 점심식사와 같은 이벤트이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끼리 쫀쫀하게 모여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행사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는 자기 회사 PR의 이벤트이다. 위워크에 입주한 목적 때문일지 몰라도 회사 PR의 이벤트가 잦다.
WeWork 자체는 거대한 회사의 연합체와 같다. 마치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서 우리의 몸을 이루듯, 회사들이 모여 거대한 회사를 만든 것이다. 세포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위워크에 입주해 있는 회사들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디자인이 필요한 회사는 디자이너를 찾고 웹개발자가 필요한 회사는 웹개발자를 찾는다. 우리 역시 법률 자문이 필요해서 이곳에서 법률사무소와 '이소'와 파트너십을 맺게 되었는데, '이소' 쪽에서도 우리에게 웹사이트 기획과 제작을 의뢰하였다.
이처럼,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회사들이 모여 하나의 큰 기업을 이루는 구조가 위워크이고 이곳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곳이다. 이 구조의 좋은 점은 구성원 대부분이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기업의 경우 상의하달식 구조라면 이곳에는 독립된 회사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평등한 관계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첫 번째 열매는 두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었다. 앞으로 어떤 회사와 파트너사를 맺을지, 어떤 회사가 우리의 고객이 될지는 모르지만 열려있는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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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Work에서 일어난 이벤트 중에는 기억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Goose island와 My music taste가 함께하는 오피스 아워였다. 위워크에서는 원래 맥주와 엔트러사이트 커피를 무제한 제공하는데 이번에는 구스 아일랜드에서 구스 맥주를 준비했다. Sofie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여성들이 좋아하는 향이라고 한다. 먹어보니 약간 청포도향이 나면서 새콤했다. 구스 아일랜드에서는 맥주를, 마이뮤직테이스트는 음악을 준비했는데 덕분에 18층에서 다들 즐거운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게다가 Andra day 공연을 주최하는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는 추첨을 통해 안드라데이 공연 티켓을 주는 이벤트와 더불어 할인권을 챙겨주었다. (+안드라데이 공연에 내가 당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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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벤트 중 하나는 aiabnb 였다. 얼마 전 매거진 B에 실린 에어비앤비 편을 읽고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북촌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묶어 본 나는 에어비앤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활동하는 지인들의 얘기도 솔깃해서 이 이벤트를 관심이 있었다. hosting is sexy라는 테마가 이목을 끌었다.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로 활동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울 것 같았다.
위워크가 사무실 공유모델이라면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 공유모델이다. WeWork에서 일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Airbnb를 통해 여행을 갈 것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흥미로운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여기서 어떤 재밌는 일을 만들 수 있을까?
WeWork에서 우리는 누구와 만날지, 어떤 것을 어떻게 할지 아무것도 모른다. 에어비앤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호스트와 만나서 어떤 관계를 맺을지 우리는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우리도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기에 기대가 된다.
한 달 뒤에 WeWork에서 '일에 대한 새로운 방식과 사람들에 관한'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WeWork Project를 통해 누구와 연결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재밌는 일을 할 수 있을까?
WeWork에서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chloe는
부산에서 태어나 살다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Writer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디자이너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 주거문제 등 우리 주위에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이 많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오프라인 기반인 '공간'작업과 함께 온라인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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