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레미 드 프로방스는 작은 마을이지만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진 마을이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태어난 곳이고, 마을 외곽에 빈센트 반 고흐가 입원해 있던 정신병원이 있다.
마을 중심부라 할 수 있는 경찰서 뒤쪽에 굉장히 넓은 무료주차장이 있는데, 진입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진입로를 찾아 들어갔어도 여기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일방통행길이기 때문에 계속 들어가면 된다. 건물들 사이 작은 주차장을 지나 끝까지 가서 왼쪽에 있는 건물 사잇길로 진입하면 커다란 주차장이 나타난다. 주차를 하고 시내 쪽으로 가려면 그 길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입구에 무료 화장실도 있다.
생각보다 올드타운이 꽤 넓다. 골목골목 깔끔하게 늘어선 상가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골목 사이사이에 작은 광장도 나타나 쉬어갈 수도 있다. 상점들도 세련되고 분위기도 깔끔해서 천천히 둘러보며 즐기기에 좋은 도시이다.
골목 끝 작은 샌드위치가게에서 샌드위치를 포장하고, 처음 보는 맛있게 생긴 빵들이 있어서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아 커피와 함께 먹었다.
아몬드가 들어간 빵과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빵이 맛있었는데, 이름을 미처 못물어보았다. 샌드위치에 빵, 과자, 커피까지 사니, 크리스마스에 먹는 과자라며 기다랗게 생긴 과자를 덤으로 주었다.
나중에 생 폴 드 모솔 수도원을 보고 나오는 길에 산길 옆에 있는 피크닉장소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샌드위치도 아주 맛있었다.
생 폴 드 모솔 수도원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다. 바로 앞에 올리브 농장도 있어서 분위기가 그만이다.
수도원 건물에 정신병원을 운영하여, 고흐가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며 치료도 받고, 그림도 200여 점이나 그렸다고 한다.
정신병원 전시관같이 운영되고 있어서 의사의 진료실이나 치료실, 입원실, 목욕시설까지 보존되어 있다. 부엌도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 당장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당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2층에는 고흐가 쓰던 방이 고흐가 그림에 그렸던 그대로 가구가 배치되어 있고, 그가 사용하던 화구와 물감도 전시되어 있어서 그의 그림들이 더 가깝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생 레미 드 프로방스 시내에도 고흐의 그림에 그려져 있는 풍경 앞에는 그 그림을 간판처럼 세워두고 있는데, 그 위치에 서면
'아, 고흐가 이 풍경을 보고 이렇게 그렸구나' 하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감동받게 된다.
고흐의 방 창문으로 내려다 보이는 후원에는 꽤 넓은꽃밭이 가꾸어져 있다.
뒤뜰로 내려가보니 멀리 이름 모를 나무가 몇 그루 보이는 후원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기가 수도원이라서, 정신병원이라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고흐는 이 풍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보고 싶던 끝없는 라벤더밭은 못 보았지만 여기 라벤더는 꽃을 피웠다. 아쉬운 대로 라벤더밭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