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나게 한 사진 한 장

여행의 시작

by 흰눈썹


누가 사진 한 장 때문에 어디로 떠났다더라


..는 식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걸 내가 겪게 될 줄은 몰랐지만.



첫 직장을 그만두고

2010년 11월. 20대 중반일 때의 일입니다.

벗어나고 싶다. 떠나고 싶다. 일을 때려치운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여행은 대학 시절 친구들과 배 타고 다녀온 일본이 전부.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은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처음 떠올린 곳은 인도였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일단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거든요. 어디로든 지금 있는 곳에서 최대한 멀리 떠나고 싶었습니다.


"인도는 소매치기도 있고 사기꾼도 많고, 아무튼 니가 생각하는 그런 곳은 아닐걸?"


내 말에 초치기 좋아하는 친구가 또 열심히 훼방을 놓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무시했겠지만, 인도에 살다 온 녀석이라 이번만큼은 흘려들을 수 없었습니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였는데 여행까지 가서 치이고 싶진 않았거든요.



사람이 좋은 곳으로 가자

치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 끝에, 그렇게 정해버렸습니다. 사람 좋은 곳은 또 어떻게 찾지? 뜬구름 같은 목적지를 찾아 서점을 헤매다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여기다! 편안하게 미소 짓는 스님의 얼굴. 나도 그곳에 가면 그렇게 웃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 주문할 땐 메뉴판을 세 번은 정독해야 하는 선택장애 주제에 뭐 하나에 꽂히는 건 또 금방입니다.


미소의 나라, 마음의 고향... 미얀마에는 끌리는 수식어가 많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얀마는 '인연이 있어야만 올 수 있는 신비의 땅'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누가 붙인 말인지 정말 그럴듯합니다.


그렇게 나는 사진 한 장을 인연으로, 미얀마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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