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선의 한계를 왔다 갔다 하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조금 마음이 편해질까 싶다가도, 쉽게 감정선의 한계에 닿아 표정이 굳는 일이 잦다. 감정적인 판단은 하지 말아야지, 말들은 하지 말아야지 싶은데 몇 번이나 해서는 안 되는 말들과 행동을 반복하고 자책하게 된다. 이런 내 일상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젠가 탑을 쌓아 올리는 것처럼 불안하다. 언젠가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잘못된 조각에 손을 뻗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차례가 오기 전에 이 흔들리는 마음을 다 잡을 수 있기를. 내가 모든 것을 무너뜨리게 되지 않기를.
웃어 보이다가도, 표정이 굳고, 괜한 걱정을 하는 날들의 반복에 먼저 간 내 강아지 뚱이가 생각난다. 하루 한 통씩 두통약을 집어 먹는 나날에 뚱이가 보고 싶다. 구글은 종종 작년 오늘의 사진이라며, 뚱이가 병원에서 막 안 좋은 결과를 받았던 나날들의 사진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추천해주어, 가끔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조용한 방에서 가만가만히 뚱이의 사진을 바라보게 한다. 만약 뚱이가 아직 내 곁에 있었더라면, 내 하루의 마무리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테다. 긴 하루를 마무리하고 돌아온 나를, 마음속에 어떤 쓰레기 같은 감정을 품고 있더라도 따뜻한 혀로 핥아주던 뚱이가 필요한 밤이다. 겨우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위로받는 기분이었는데.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좋아해 줄 수 있는 이가 필요한,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어떠한 평가 없이 나와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이가 필요한 밤이다. 이런 이기적인 내 마음을 받아주었던, 반겨주었던, 안겨주었던 우리집 멍멍이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