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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영 Sep 17. 2022

겨울


찬송. 모두가 겨울을 춥다 말하지만 내게는 어째 서글픈 느낌까지 더해져 견디기 힘든 계절이야. 그 계절이 주는 침잠함도,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느낌도 별로야. 해마다 겨울은 왜 이렇게 추웠을까? 나 스스로를 따뜻하게 만드는 법도 몰랐지만 겨울마다 안 좋은 일들이 겹겹이 쌓여서 한 덩어리가 되어 그런 건지도 몰라. 너에게는 좋은 이야기만 해주고 싶지만 세상에는 좋은 것이 있는 만큼 안 좋은 것도 공평하게 있다는 걸 네가 알게 되는 날에는 이 이야기들을 나눌 수도 있겠지.


뭐 겨울이 싫은 이유는 가만 보면 내 체질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 내가 태생적으로 몸이 차거든. 특히 겨울만 되면 손발의 체온이 무진장 떨어져. 한번 차가워지면 회복 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래서 네 아빠와 결혼한 거야. 네 아빠는 사시사철 손발이 따뜻하거든. 지난겨울에도 그나마 내게 좋은 기억이 있다면 아빠를 꼭 끌어안고 자던 밤, 같이 만들던 트리와 크리스마스 음식들, 뭐 그런 기억 때문일 거야.


그런데 너와 함께 하는 동안에는 기초 체온이 올라가서 이번 계절에는 전혀 추위가 느껴지지 않더라. 오히려 아빠보다 엄마 손이 따뜻할 정도!


어쩌다 보니 우리 가족 모두 겨울에 태어나네. 네가 나오면 나도 비로소 겨울을 좋아하게 될까?! 궁금하다.


겨울과 함께 오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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