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을 좌절시키는 괴물은 결국 나 자신이다.
"어릴 적부터 꿈이 있었어. 중간에 여차 저차 해서 조금 긴 시간을 돌아오긴 했지만. 글을 쓰는 거였거든. 그거 요새 하고 있다."
"오. 멋진데. 회사 다니면서 하는 거 빡세지 않아?"
"그렇지. 근데 그것보다 내가 극복해야 될 문제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데. '아직 경험도 없고 짠~ 할만한 스토리도 없는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하고 내 마음속에서 외치는 부정적인 나의 모습이 첫 번 째고. 또 하나는 글을 쓰려면 아무래도 내 가치관을 온전히 드러낼 수밖에 없는데 아직까지 나는 나를 온전히 드러내기가 부끄러운 측면?"
"예술은 결국 자기 자신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드러내느냐 인데 그런 면에서 너도 두려움이 있는 거구나. 전자와 후자 모두 네가 글을 쓰면서 극복해야 하는 거네."
"맞아. 사실 문장의 완성력이나 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은 결국 지금 그대로의 꾸미지 않은 나. 평범하고 소소한 성공과 실패를 무수히 겪으며 성장하는 나와 너, 불확실한 우리의 모습이니까. 또 글이 안 써지는 날은 그냥 그런대로 펜을 놔버릴 수 있는 점에서도 나는 부담이 없거든. 어쨌든 전속작가는 아니고 이것 또한 내 삶의 도전 중 하나니까. 도전의 스케일이 좀 클 뿐."
"딱 너다운 글을 쓰는구나. 좋아. 청춘을 관록 있는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현시점에서 불안해하는 본인들이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봐 나는. 아무튼 글 쓸 때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너 자신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거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꺼려하지. 솔직하면 좋은 면도 잘 보이겠지만 감추고 싶고 비참한 부분도 여과 없이 드러나니 말이야. 그래도 너는 그걸 뛰어넘는 자존적인 면과 너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나도 그중 하나야. 알지?"
까만 너의 눈동자가 보일락 말락 한 어두움 속에서도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빛이 있는 거 같았다. 꿈을 이루기 위한 전초전,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자화상을 올바로 만드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이 우리를 가장 크게 성장하게 만들겠지? 나 같은 경우에는 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 생각과 사고의 방향과 존재의 목적까지. 지금도 좀 두렵긴 한데 이제 도망가지 않을 거야. 무모한 도전이라고 비난받고, 내 실력 없음이 드러나고, 뭐 불가피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더라도 이제 도망 안 가. 내 삶의 선택과 액션의 주인공은 나니까. 그걸 타인과 환경에 어물쩡 넘길 수는 없잖아. 그래서 너에게도 이야기하는 거야. 혼자만 알고 있는 은밀한 꿈이 아니고, 그래서 흐지부지 일기장에 봉인된 꿈이 아니고 조금씩 주변에 선포하는 꿈이란 걸. 글을 쓰는 일이."
"야. 부끄럽다면서 뭐 엄청 잘 얘기하네. 어쭙잖은 희망이나 허례허식보다 그냥 솔직한 게 너의 큰 힘인 거 같어. 불안한 청춘의 기록. 그게 진짜 아니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