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을 지키는 것

그 대가가 어떠하더라도

by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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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정헌법 제2조 관련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두고 승률 100%의 로비스트 미스 슬로운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싸움을 하게 된다. 상대는 거대 권력자이자 정치계의 대물, 그리고 자신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전 직장 동료들. 슬로운은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지략과 카리스마로 판세를 엎치락뒤치락하며 카운트다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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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운은 누군가와 상의하는 일 따윈 없다. 그녀의 지략이 곧 승리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전형적인 독재자 스타일의 슬로운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거 같은 냉혈한의 모습을 보인다. 오직 그녀가 원하는 것은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기기 위해 그녀는 동료도, 자신이 받을 존경도, 더 나아가 자신의 경력까지 포기한다. 수면시간도 아까워 10분마다 약을 먹어가며 버티는 슬로운은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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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 있는 로비스트는 자신의 승리만을 믿지 않는다.



슬로운이 반복해서 언급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통찰력이다. 통찰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통찰력이 바로 로비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는 동료도, 자신이 받을 존경도, 더 나아가 자신의 경력까지 포기한다.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는 모든 것을 지켰고 거대한 싸움에서 승리하게 된다. 필사즉생 필생즉사다. 모든 걸 잃었는데 동시에 가장 큰 승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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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달려온 그녀의 마지막이 참혹하거나 초라해 보이진 않았다. 엔딩 장면을 떠올려본다. 5년 뒤 그녀가 세상으로 나왔을 때 슬로운의 시선처리를 생각해보라. 그녀 앞에는 잃었던 모든 것, 그리고 잃었던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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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미에 미국 정치계를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그녀의 대사가 참 와 닿았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정치계는 피차일반이겠지만 어쩌면 현시점 우리나라에 더욱 필요한 일침이 아닐까 한다.



이 나라는 썩었어요.
양심 있는 의원에게 보상하지 않고 쥐 같은 자들에게 보상하죠.
자기 자리만 보전하면 나라도 팔아먹을 자들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