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상충 된 욕망의 모임

크리에이터 파티 vs 부동산투자카페 송년회

by 암튼

나는 지난 주말,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집을 나섰다. 등 뒤로 닫히는 현관문 소리가 묘한 해방감을 주었다. 오늘은 엄마가 아닌, '나'로 호흡하기 위해 두 개의 파티를 연달아 예약해 둔 날이었다.

하루 동안 마주한 두 개의 모임은 마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듯 극명하게 달랐다. 그리고 그 간극 사이에서 나는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았다.

첫 번째 파티: 반짝이는 눈빛들, '나'를 팝니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크리에이터들의 '인사이트 파티'였다. 문을 열자마자 젊음의 열기가 훅 끼쳐왔다. 참여자의 연령대는 2030이 주를 이뤘고, 그들의 눈에는 '성공'과 '자아실현'에 대한 욕망이 가득했다.

우리는 AI로 조경을 하는 법, 나만의 1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법을 이야기했다. 그곳의 언어는 생기 넘쳤다. 모두가 자신의 브랜드를 찾아 화려하게 비상하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오롯이 내 이름 석 자로 서는 것. '퇴사'는 이곳에서 두려움이 아닌, 가장 달콤한 목표이자 훈장이었다.

나 역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로서 그 뜨거운 에너지에 동화되었다. "그래, 나도 할 수 있어." 심장이 다시 뛰는 것 같았다. 콘텐츠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우리는 모두 꿈꾸는 소년 소녀였다.


두 번째 파티: 묵직한 현실, '자산'을 팝니다


첫 번째 파티의 여운을 안고 , 한강을 다시 건너 이동한 두 번째 장소는 내가 스텝으로 활동 중인 부동산 카페의 송년회였다.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무게부터 달랐다. 연령대는 확연히 높아졌지만, 그 틈바구니엔 30대 초반의 젊고 진한 눈빛들도 섞여 있었다.

이곳의 대화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10억, 20억. 오가는 숫자의 단위가 달랐다. 직설적이다. 숫자와 동네가 마치 성과의 급을 정하는 것 같다.


그치만 연륜에서 나오는 ”서로 돕고살자“ 정신이 박혀있는 듯 하다. 곳간에서 여유가 나기 때문일까.

"이번에 갈아타기 하셨어요?"

"재건축 분담금은 어떻게 계산하셨나요?"


“도곡동으로 갔지만 저는 빛 좋은 개살구에요. 허덕여요.”

크리에이터 모임에서 '나의 꿈'과 '브랜드'를 이야기하며 구름 위를 걸었다면, 이곳의 사람들은 철저히 투자로 성공하고 싶은 분들이 모였다. 큰손들의 대화 속에서 나는 자본주의의 냉정한 문법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들은 꿈을 꾸는 대신 시세를 분석했고, 퇴사를 상상하기보단 자산을 불려 생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두 가지 풍경이 머릿속에서 교차했다. 그리고 정리를 했다.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에선 '퇴사 후의 자유'를 꿈꿨고, 나 답게 살고 일하는 것 자체를 즐기며 사는 삶에 초점을 맞춘다.


부동산 모임에선 '자산이 주는 자유'를 배운다. 물론 이 곳도 부동산 투자자모임 측에선 현생을 살먄서 투자해야한다는 주의이다. 누군가는 두 모임의 성격이 너무 다르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복직을 앞둔 나에게 이 두 가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꿈만 꾸는 사람은 가난해지기 쉽고, 돈만 좇는 사람은 삭막해지기 쉽다.

나는 브랜딩이라는 날개와 부동산이라는 엔진을 모두 달고 싶다. 크리에이터의 감각으로 나를 표현하되, 투자자의 냉철함으로 내 삶을 지키는 것. 그것이 아이를 키우며 다시 사회로 나갈 내가 무장해야 할 '워킹맘의 양손 기술'이 아닐까.


아직은 나처럼 평범하고, 되려 마이나스였던 직장인도 강남3구에 입성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각자만의 성공 방식으로 성공하기가 더 쉬운 세싱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오늘 얻은 두 가지 통찰은 우리아이를 더 단단하게 지켜줄 거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일도 기꺼이 육아에 매진하고, 육퇴를 한 뒤엔 내가 그리는 나를 위해 하루를 남길 것이다. 독서하며, 글을 쓰며, 촬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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