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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Oct 31. 2023

[서평쓰기] 단순생활자, 황보름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 10월의 신간 서평입니다. 이번 달은 마감을 맞추느라 정말 피똥 쌌습니다.. 책은 훌륭합니다 :)



황보름, 『단순 생활자』, 열림원


� 첫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로 단숨에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가, 황보름이 내놓은 세 번째 에세이다.


『단순 생활자』에서 보여주는 황보름의 일상은 그의 전작처럼 안온하고 따뜻한 정서로 가득 차 있다. 어느 휴일에 기분 좋게 내리쬐는 햇살을 맞으며 느리게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의 이야기들이다.


�물론 글쓰기로 먹고사는 삶이 편안할 리만은 없다. 불안하고 확정적이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 때로는 웅크리고 때로는 날을 세우며 버티는 순간의 연속이다.


다만 황보름은 자신의 날을 날카롭게 벼려 놓지 않았다. 내 날은 생고기도 썰 수 있을 만큼 잔뜩 벼려져 있는데, 그의 언어는 어떤 순간에도 안정적이다.


�그러니깐 나라면, 내가 피똥 싸겠다는데 월세라도 보태줄 거 아니면 꺼지쇼, 할 순간에도 황보름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하려는 말은 나도 다 내게 해본 말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살고 있는 거예요. 놀라우시겠지만 정말 그래요. 그러니, 모두, 쉿.”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쉽다. 조금 더 남루하고, 조금 더 쓸쓸하고, 조금 더 추접스러운 일상의 이야기가 듣고 싶기도 하다.


사람들이 “어휴, 징그러워!” 하면서 멀쩡한 직장을 관두고 섣불리 작가의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할, 자신의 진절머리나는 일상을 외려 고맙게 여길, 그런 꼬질꼬질한 작가의 일상이 말이다.


�대신 황보름의 일상에는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절대고독을 경험해본 적도, 자연과 벗해본 적도, 글을 쓰며 피를 본 적도 없는” 균형 잡힌 편안함이 있다.


그래서 매일 퇴사를 말하지만 누구보다 회사생활을 기꺼이 하는 우리 모두에게 딱 알맞은 온기와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에세이다.


언제나 조금 과하지 않으면 어딘가 조금 모자란 나에게는 황보름 작가의 이런 균형 잡힌 정서와 정제된 문체가 무척이나 큰 위로가 된다.

당신에게도 그럴 것이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25055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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