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과 천장을 나눠쓴 지도 2년이 되었다. 그 사이 윗집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나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천장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지 아이들의 활동 시간이 더 뒤로 늦춰졌다. 그래서 이젠 자정이 다 되도록 뛰는 날들이 많아졌다.
처음엔 ‘내 아들이 뛴다!’라는 마음으로 참아보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저거 내 아들이었으면 몽둥이찜질을 아주냥!’ 하는 마음이 되었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업보를 쌓는 것이므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편지를 썼다.
‘여름에 아이들 키우기 더욱 힘드실 것 같습니다..’
‘아이가 뛸 때마다 불심으로 이겨보려고 법문도 틀어보았으나 효과는 없고 괜히 소음만 일으키는 것 같아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배려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등등의 말들을 써서 문 앞에 붙여 놓았고, 지금 삼 일째 놀랍도록 고요한 날들을 보내는 중이다.
종교의 유용함을 알아버렸다.
그리고 윗집 부모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들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불심’ 대신 ‘성령의 힘으로’라고 바꿔 표현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