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몽골인과 알배기 겉절이 만드는 법

by NOPA


<피지컬 아시아> 마지막 편을 봤다. 몽골이 져서 분했다. 그것은 참 이상한 일었다. 자국 체육인이 저토록 게임을 잘 하는데 나는 왜 몽골을 응원했을까?


방송 이후 몽골 팀이 가장 화제가 된 걸 보면 나만 그랬던 건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 팀이 체중도 더 나가고 근력도 더 좋고 알고 보니 힘까지 더 셌는데, 사람들은 몽골 팀을 보며 환호했다. 결승전에 가기 전까진 한국 팀 스펙이 더 좋은 것도 몰랐다.

왜 사람들은 몽골에 매료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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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합이 너무 기이했다. 백 킬로가 넘는 여성 유도선수와 반짝이 쫄바지를 입은 잘 생긴 곡예사, 한 줌짜리 팬티를 입고 나온 씨름 선수와 양 갈래로 곱게 머리를 땋은 격투기 할아버지까지!


그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선수들은 너무 단정한 엘리트 체육인이 같았다. 염색한 사람도 없고, 눈에 띄는 문신도 없고, 입장할 때조차 튀지 않고 반듯했다. 개성이랄 게 없다. 반면 몽골인들은 방금 만화를 북 찢고 나온, 한 팀의 서커스 단원들 같았다. 시선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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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몽골인들은 기세가 좋았다. 자신들이 제일 세고, 뭐든 다 할 수 있고, 그래서 무조건 승리할 거라고, 진심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인터뷰를 할 때도 우리는 칭기즈칸의 후예고, 그래서 누구와도 싸워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투지와 확신이 넘쳐 흐르니 정말 저들이 제일 센 것 같고, 그래서 결국 이길 것 같았다. 이래서 싸움에선 기세가 중요한 것이다.


리더를 나이순으로 뽑지 않은 것도 좋았다.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은 87년생 곡예사였는데(그 말은 양 갈래 할아버지가 실제론 할아버지가 아니라는 뜻) 리더는 그와 띠동갑인 98년생 씨름 선수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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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도 손으로 찢더라.

그는 단 한 번도 어린 나이에 리더를 맡은 게 송구하다는 얼굴을 하지 않았다. 시종일관 팀원들을 격려하고, 끊임없이 상대를 비웃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말하길, 몽골 씨름 선수가 하도 쳐다보고 이죽여서 처음엔 굉장히 화가 났다고 했다.


나이를 알았다면 더 열 받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부분 그보다 나이가 많고 특히 체육계는 위계가 심해 한 살이라도 어리면 선배를 비웃는 일은 있을 수 없으니까. 아무리 힘이 세고 역량이 뛰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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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리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원챔피언십 종합격투기 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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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팀을 보고 있으면 좀 숨이 막혔다.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리더를 하고, 나이가 어린 사람은 의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예의를 차리고 송구스러워하고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분위기가.


누구도 우리가 제일 세다고 포효하지 않았고, 허세도 부리지 않았고, 그저 저쪽이 더 세면 어쩌지? 우리가 지면 어떡하지? 하고 시종일관 몽구스처럼 의심하고 걱정했다. 너무 한국적이다.


image.png?type=w1 100kg/178cm 장승 버티기 40분 기적의 주역, 아디아 수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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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우리의 승리다. 마지막 게임에서 깃발을 먼저 뽑아 이겼다. 그래서 경기장엔 뽑지 못한 몽골의 깃발만 서 있었다. 그게 굉장히 모순적으로 보였다. 승리는 우리가 했는데, 깃발은 몽골의 깃발이 나부끼는 게.


그때 잘생긴 곡예사가 깃발 앞으로 걸어나가더니 한쪽 무릎을 꿇고 깃발에 경의를 표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저 나라 사람들은 져도 멋있구나. 졌어도 이긴 것 같네.


image.png?type=w1 딸 넷, 다둥이 아빠 곡예사의 남다른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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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백 년 전에 우리나라를 짓밟은 나라와 백 년도 전에 우리나라를 먹은 나라와 가짜 전쟁터에서 겨뤄서 우리가 이겼다. 몽골은 져도 품위가 있었고, 일본은 그냥 일본했다.


양쪽 합쳐 270kg짜리 돌장승을 잡고 버티는 게임이 있었는데, 일본은 돌장승 한쪽 안전핀이 풀리지 않아 절반의 무게만으로 경기를 치르며 40분 넘게 버티는 연기를 했고, 나중에 발각되어 재경기를 치르자 그땐 1초도 버티지 않고 놓아버린 것.


일본이 그렇게 오래 연기하는 바람에 덩달아 40분 넘게 버텨야 했던 몽골팀은(다른 팀은 10분도 겨우 버팀) 당연히 온 힘을 쏟은 탓에 다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방영 후 프로그램이 편파적이었다고 욕한 것은 오히려 일본팀 주장이었다.


나중에 사과를 하긴 했는데, 이미 스포츠 정신도 없고, 수치도 없고, 음침함만 남아서 아, 저것이 일본의 민족정신이구나, 하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힘도 없어서 문도 못 닫던데 어떻게 남의 나라를 침입했대.

image.png?type=w1 몸은 이 일본인 야구선수가 가장 좋았다. 무슨 진격의 거인 나온 줄. 대부분의 게임을 이 아저씨가 다 함.(일본 주장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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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배기 겉절이 담그는 법

요즘 알배기가 실하다.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겉절이를 만들어서 수육을 해먹자.


준비물

- 알배기 한 포기와 소금3

- 양념장 - 고춧가루5 : 새우젓3 : 마늘2 : 액젓2 : 설탕1 (고춧가루와 새우젓은 필수)

- 통깨, 파, 참기름


만드는 법

- 알배기를 한 포기를 씻어서, 썰어서, 소금 3스푼 넣어 절인다,(절이면서 뒤적뒤적해줘)

- 30분 후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뺀다.

- 배추를 양념장에 버무린 후 통깨와 파, 참기름 넣어 마무리한다.(없으면 다 빼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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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 고기를 먹어서 몸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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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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