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다는 것; 큰 머리 귤사람 3

<<규칙은 단 하나야>>

by 조금 다른 별

휴일 오후, 정해진 규칙은

단 하나.

" 규정 없이 시간을 스케치한다 "

오늘 의무는
교훈 없음.
결론 없음.
각오 없음.

있다면 오직
“아~ 오늘 이런 날이었지”라는
작은 흐릿한 기억만 허용되는 날이다.

할 일을 떠올리는 대신,
귤을 까먹고
그 껍질을 모아 탑을 쌓았다.

눈을 동그랗게 뜬 귤사람


그 동작 외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시간마저 내 편이 되었다.
그 사이 나의 시간은 느려지고 있었다.


귤사람은 딱히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고
나를 올려다봤다.

여전히 테이블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며 누워
그대로 내 곁에 있었다.


어떤 날의 존재 이유는 '행동'이 아니라,
거기 '있다는 사실 자체'로 충분할 때가 있다.

그날 테이블 위 귤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모형처럼
조용히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한 위로였다.

어떤 존재든
내 옆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토닥거림이 되고,
가끔은
으쓱거림이 된다.


**오늘의 기록: 아무 말 없이 내 곁에 있어 준 존재 1명(혹은 1과일)에게 받은 위로**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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