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내향인 남편의 덜 행복했던 순간들 2.사회생활

행복한 내향인 관찰 인지 04.

by 노라

행복한 내향인 남편의 인생에서 두 번째로 찾아온 덜 행복한 순간, 바로 사회 초년생 시절이다.



남편의 첫 직장은 학점 좋은 친구들이 간다는 모 유명 컨설팅 회사였다. 여기서 남편은 인생 최악의 상사를 만나게 된다.


남편의 최악의 첫 상사는,

1) 소싯적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명성을 쭉 이어가지 못한 케이스로

2) 감정 기복이 심하고

3) 팀원들에게 일을 쏟아내며

4) 위생적이지 않기까지 한 (?) 사람이었다고 한다.

(직장에서의 모습과 다르게 가정에는 아주 충실하고 다정한 분이셨다고.)


1편부터 쭉 읽어주신 감사한 독자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다시피 충분한 수면은 남편의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첫 직장에서의 워라밸 박살로, 지난 대학생활 4년 간

1) 술자리 안 나가고 하고 싶은 운동하기

2) 시험 기간 밤샘 방지를 위해 매일 조금씩 공부하기

등등을 통해 지켜왔던 남편의 소중한 잠시간 깨지게 되었다.


술, 외출도 즐기지 않는 집돌이 남편은 이 회사 얘기만 나오면 아직도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다.


인생 처음으로 선택하지 않은 스트레스 앞에서 남편은 몸도 마음도 많이 상했다고 한다.

이때 너무 마음이 심란해서 쉬는 날 정처 없이 자취하던 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고민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그렇게 힘들었던 그 첫 회사에서 4계절을 겪으며 남편은 다시 한번 행복한 자신의 삶을 고수하기 위한 고민을 했다. 자취하던 동네를 정처 없이 걸어 다니면서.


그것은 대학교 새내기 시절과 같은 질문이었다.

나는 무엇을 싫어하는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떤 비효용은 감수할 수 있는가.


그 고민에서 다시 한번 인생의 결론을 낸 그는 연봉과 네임 밸류가 모두 높았던 첫 회사를 한치의 미련 없이 나왔다.


하고 싶은 목표를 하는 것이 중요했던 남편은 그걸 좀 더 ‘빠르게’ 한다고 자신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는 목표에 잠식되지 않고 매일의 행복을 내던지지 않는 상태에서의 성취가 더 중요했다.


목표보다는 행복한 인생이 중요했다고 한다.

목표는 얼마나 걸리든 종국에 해내면 그만인 것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은 현재 남편의 행복한 내향인 인생에 무리란 없다.


우선 남편 인생의 절대 규칙은 ‘목표가 나의 매일의 행복을 앞서지 않는다.’이다.


그래서 보통 ~정도 걸리겠네. 하는 계획에 +a를 항상 붙여서 계획을 짠다.

무리하지 않는 대신 자기가 세운 타임라인에 맞춰 목표한 것은 반드시 해낸다. (남편의 MBTI는 ISTJ)


무리한 일정으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성격과는 양극단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의 아내인 나는 매우 그러한 성격이라는 점…. 나는 무언가에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며칠 밤을 새 가며 원하는 목표치에 도달하면 그때야 비로소 소강되는 성격이다. 그래서 내가 우리 집에서는 도전 도파민 중독을 담당하고 있다.


짧은 기간을 놓고 보면 이런 성격인 내사 남편보다 빠르게,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인생 전반으로 늘려두고 바라본다면?

솔직히 말해 내가 훨씬 남편보다 고꾸라지고 슬럼프에 빠지는 기간이 잦고, 길다.


그러다 보니 남편의 행복한 내향인 인생을 단기간만 관찰한다면 매일 조금씩 진전되는 그 일상이 '더 잘할 수 있는' 그의 발전을 더디게 한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남편의 최대 장점은 그렇게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안 받고, 그래서 슬럼프 없이 무던하게 꾸준히 목표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무던한 성격 때문에 타인에게 뭔가를 강요하지도, 재촉하지 않는다. (회사 업무 제외)

그리고 그 최대 수혜는 아이러니하게도 도파민 중독자인 내가 받고 있다.


고민의 과정을 지나 조금씩 하던 그날들이 쌓여서 남편은 결론적으로 꽤 많은 것들을 성취한 사람이 되었다.


현재의 남편은 ‘그 무엇도 나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는 없으셈’ 마인드의 아주 작고 만족스러운 세계관을 가진 옹골찬 내향인이다.

출처 : 최고심

다음 글들에서는 행복한 내향인과의 연애에 대한 관찰이지를 써보려 한다.

이전 03화행복한 내향인 남편의 덜 행복했던 순간들 1.학창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