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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Jun 30. 2020

기록하는 삶

아무도 읽어주지 않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지난주 목요일에 쓰고 못 썼으니, 아니, 안 썼으니 글을 안 쓴 지 이제 일주일이 돼간다. 지난주 토요일에 아이를 위해 준비해줘야 할 일이 있었고 거기에 나도 몰두했으니 자판 앞에 앉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하루, 이틀, 시간이 갔다. 한 번 흐름을 놓치니 다시 노트북 앞으로 돌아오기가 힘겨웠다. 귀찮았다. 쓰지 않으니 편했다.


그런데 며칠 동안 허전했다. 시간이 정처 없이 후딱 가버리는 느낌이다. 세월에 대해 허무감이 온다. 이 감정은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글을 쓰는 삶과 글을 쓰지 않는 삶은 나에게 어떤 차이를 줄까?


첫째, 날마다 기록을 하고 글을 쓰면 시간이 더디게 가는 느낌이다. 생각을 글에 붙들어 놓기 때문에 내 생각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느낌이다.


둘째, 글을 쓰면 마음의 찌꺼기들이 분출이 된다. 물론 내가 지면상으로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수도 없이 많다. 그런 이야기들은 언젠가는 소설로 꼭 풀어보고 싶은 꿈이 있다. 어찌 됐든 글쓰기는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하나의 도구가 된다.


셋째, 날마다 내가 나만을 위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든다. 이것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자녀들을 양육하면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과업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매 순간 그렇게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반복되는 자질구레한 일상들에 지치고 짜증이 난다. 밥 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끊이지 않는 뒤치다꺼리에 지친다. 이런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자식을 포함 타인이 아닌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몰입감을 주고 자아 효능감을 준다.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오늘은 일단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오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고 내 생각을 글에 매여놓았다.


다시 시작한다. 날마다 글을 쓰는 삶, 날마다 기록하는 삶.


2020.6.30

올해의 반을 떠나보내며

아쉬운 마음은 그 마음 그대로 남겨두려 한다.  

그리고 남은 한 해의 반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한다.

쓰고 운동하며 평안하게 보내기를...  

넘치게 사랑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언제나 이게 가장 어렵지만.


운동을 놓아버린지도 2개월이 넘었다. 어제부터 다시 스쿼트를 했다.

다시 나만의 생체 리듬, 글쓰기 리듬을 찾으려 한다.

남은 2020년의 6개월은 미친 듯이 쓰면서 날마다 운동하며 보내기를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들

70세 넘어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여 수천 점의 그림을 남긴 모지스 할머니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늦은 때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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