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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Jul 09. 2020

너와 함께라면

17년 전 오늘 우리

격정적으로 사랑해서 서로를 놓칠까봐 남들 안 하는 약혼식까지 했었다. 연애 2년 후 약혼, 약혼식하고 2년 후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다. 17년 전 오늘, 7월 9일 뜨거운 여름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리 곁에 아이 넷이 있다.


결혼하자마자 미국에 가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는 꿈을 이루기 위해 원형탈모까지 생겨가며 공부했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 힘들고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임신중독증 (임신성 고혈압)을 네 번이나 겪으며 혈압이 170까지 넘나들며 목숨 걸고 아이를 넷을 낳았다. 그리고 기저귀만 10년을 갈았다. 그 시절 동안 고달프고 지치지 않았다면 그것도 거짓일 테다.


그렇지만 말이다. 너와 함께라서 견딜 수 있었다.


나태주 시인의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여름, 겨울 버전 두 시집의 표지를 바라본다. 이 두 표지처럼 찬란한 여름에도 삭막한 겨울에도 스무 한 해 동안 네가 곁에 있었기에 그 시절 견딜 수 있었다. 함께 해 줘서 고맙다. 아프지만 말아 다오.


2020.7.9

결혼기념일에 너의 반쪽

노라 쓰다


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 거냐


나태주,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중



덧: 무리했는지 손목이 아파 물리치료 다니고 있다. 손목을 쉬게 해야 한다고 해서 요 며칠 글쓰기를 자제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항상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손목이 아파도 오늘만큼은 꼭 글을 남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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