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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Dec 04. 2020

네 살 막둥이의 일기

부르는 대로 적었다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어제 급 휴가를 가셨다. 아이는 선생님이 안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펑펑 울며 강력히 등원 거부를 했다. 그렇게 네 번이나 우는 아이를 차마 보낼 수 없었다. 담임 선생님은 어린이집에서 제 일의 애착관계가 형성된 제 2의 엄마같은 분 아닌가. 그래서 어제 데리고 있었다. 아이가 말하는 대로 종이에 적어주라고 해서 받아 적었다.


길에서 마주친 반가운 친구와 내 차에서 한 20분 정도 대화를 나누는 데도 아이는 뒷 좌석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듣고만 있었다. 이해도 안 되는 내용들로 퍽이나 지루했을 텐데도 말이다. 왜 그렇게 조용히 있었냐고 집에 와서 물으니 엄마랑 이모가 좋아서라고 한다. 처음 본 사람도 그저 좋았나 보다. 엄마랑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라는 그 이유 하나로.


아이의 말과 기록은 또 다른 추억을 남긴다.


2020.12.3일 막둥이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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