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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Oct 24. 2021

인생의 진리를 깨달은 열 살 아이

엄마, 나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나한테 뭐 많이 시켜도 돼.


평소에 동생들 돌보기도 잘 하는 우리 둘째. 첫째는 첫째라며 받들고, 셋째는 유일한 딸이라고 대우해주고, 막내는 막내 어드벤티지가 있다. 가운데 끼인 우리 둘째는 이리 저리 치일 텐데 저런 고운 심성은 어디서 오는 걸까.


오늘 교회에서 앞에서 아이들을 기쁘게 해줄 일이 있었단다. 그 때 행복감을 느꼈단다.


이게 열 살이 할 말인가. 마흔 살 나도 아직 터득하지 못한 인생의 진리를....


기특하고 기특하도다. 어여쁘고 어여쁘도다.  


준다고 하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은 물질적 영역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역에 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자기 자신, 자신이 갖고 있는 것 중 가장 소중한 것, 다시 말하면 생명을 준다. 이 말은 반드시 남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 속에 살아 있는 것을 준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기쁨, 자신의 관심, 자신의 이해, 자신의 지식, 자신의 유머, 자신의 슬픔 - 자기 자신 속에 살아 있는 것의 모든 표현과 현시를 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생명을 줌으로써 그는 타인을 풍요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의 생동감을 고양함으로써 타인의 생동감을 고양한다. 그는 받으려고 주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는 주는 것 자체가 절묘한 기쁨이다.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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