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작가의 단편동화 <새해아기>에 그림을 그려 그림책을 내었습니다. 이 글은 1974년 <여성동아> 1월호에 실렸었는데요. "가난하고 슬픈 우리 한국 나라"로 표현 된 그 시절, 새해의 첫 탄생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희망이 담겨있지요.
지난 여름에 처음 원고를 받고 읽고 나서 그릴 자신은 없었는데요. "무슨 소리야, 권정생 작가 글에 그림을 그리는 건 꼭 해야해!!" 지인들의 말들로 주춤하며 마음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커다랗고 아름다운 숲에서 신에 의해 빚어지는 아이를, 많은 동물들이 환대하며 세상으로 배웅하는 이야기 입니다.
가을에 지리산 산내면에 다녀오게 되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큰 숲과 산으로 둘러싸인 느낌을 느리는데 도움을 받았지요. 곰, 토끼, 다람쥐, 기린, 꾀꼬리, 송아지, 망아지 등 정말 많은 동물이 등장합니다. 동물이 너무 의인화 된 케릭터 처럼 보이기보다, 송아지는 송아지 답게, 사슴을 사슴답게 그려 넣고 싶었습니다. 겨울을 꼬박 숲과 동물의 세계를 그리며 보내고, 봄에 완성 된 그림을 출판사에 넘겨 뜨거운 여름에 책이 나왔습니다.
"아기들은 별처럼 자랍니다. 뜨겁게 뜨겁게 키가 큽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 담긴 가장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길에서 스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볼 때 별처럼 빛난다고 느껴 질 때가 있지요. 더 이상 가난한 나라가 아닌 지금이지만 사회 곳곳에 드리운 그림자는 여전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워내고 있는 부모와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즐겁게 읽히면 좋겠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별처럼 꽃처럼 뜨겁게 뜨겁게 자라나길 힘껏 응원하며 그림을 건넵니다.
책소개 및 구입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