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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Oct 02. 2019

스웨덴 최고의 버스기사 선발대회

올해 우승자는 스웨덴 국가대표 축구팀 운전기사랍니다. 역시!

스웨덴에는 매년 최고의 버스기사를 선발하는 대회가 있다. 이름하여 스웨덴 버스 드라이버 챔피언십 Sveriges bästa bussförare 2019. 버스 운전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리고 또 최고의 기사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시작한 대회다.


최고의 버스기사를 어떻게 뽑느냐?

먼저 버스 운전사에게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보자. 매끄럽고 안전하게 운전해야 하고, 승객에게 친절하고,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하고, 환경을 생각해 연료를 절감하며 운전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스웨덴 최고의 버스기사에 도전하려면 먼저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바뀌는 교통법규를 계속 숙지하고 있는지, 여러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평가한다. 필기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은 16명에게 실기(?!) 시험의 기회가 주어진다. 실기에서는 다섯 가지를 보는데 미끄러운 구간 주행,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 대응, 연료절감, 주행 기술, 승차감까지 모두가 측정대상이다.


주행 기술 측정 구간이 특히 까다롭다. 좁은 도로 곳곳에 고깔을 두고 매끄럽게 피해가야 한다. 그밖에 긴급 상황에서 응급처치를 하거나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끄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


환경운전? 이런 고민까지 해야 된다고?

환경보호 인식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는 스웨덴은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도 에코 드라이빙에 대한 항목이 있다. (스웨덴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던 내 친구들 모두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인데) 예를 들면 도로 주행 시 A에서 B지점까지 갈 때 연료를 최대한 적게 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어떤 구간을 선택하느냐와 함께 운전 습관으로도 연료의 사용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필기부터 다섯 단계의 실기를 최고의 기술로 통과했다면 그야말로 지덕체를 갖춘 최고의 기사다.


올해의 우승자는 스웨덴 국가대표 축구팀 버스 운전기사

500명이 넘는 도전자 가운데 올해 우승은 버스 운전경력 26년 차인 대니 바우어에게 돌아갔다. 대니 바우어는 스웨덴 국가대표 축구팀 버스 운전기사다. 역시!


가운데가 우승자인 대니 바우어씨

우승 전략이 따로 있었느냐는 질문에 2019년 스웨덴 최고의 버스기사의 답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평소처럼 하자. 차분하게 늘 하던 대로.”

스웨덴 사람 인터뷰는 도무지 재미가 없다. 이런 모범답안 같은 사람들ㅡ.ㅡ;


"26년 운전경력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기분"이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는데 참 좋았다. 모든 직업은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전문직이 된다. 거기다 그 직업으로 나와 가족을 부양할 수 있으면 숭고한 일이니까.


p.s.

대한민국 운수노조와 버스 생산 업체(현대/기아/대우)에서도 열어볼 만하지 않나요? 내가 타는 버스 노선 기사님이 뽑히면 너무 기쁠 듯!




사진은 Transportföretagen 의 Bussförar SM 2019

 https://www.youtube.com/watch?v=ZKrwIEfWg-k&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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