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10%가 구독자! 깜짝 놀라실겁니다...그리고 팬이 되실 겁니다.
이번 주에는 스웨덴의 유명 블로거 한 사람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팬 중의 하나로 몇 년째 가끔 들어가서 보는데요, 아주 평범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위로가 되고 마음이 편해지는 글을 쓰는 분입니다.
블로거의 이름은 보얀Bojan,
본명은 다그니 카를숀Dagny Carlsson.
다그니는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블로거 중 한 사람이다. 1912년 5월 8일생으로 올해 나이 110세, 매년 최고령 블로거의 기록을 갱신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스웨덴의 사망자가 늘고 특히 그중에 고령 사망자가 많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검색을 하곤 했다. 엊그제 생일에 환한 얼굴의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
다그니는 99살에 커뮤니티 센터에서 컴퓨터를 배운 후 100살에 블로깅을 시작했다. 나이가 말해주듯 다그니의 포스트 중에는 “오늘도 장례식에 다녀왔다.”로 시작하는 글이 많다. 스웨덴이 초고령사회라 공감하는 이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나처럼 위안을 받을 요량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다그니의 블로그는 방문자가 수백만이다. 평범한 일상을 일기처럼 적는 다그니의 블로그는 연세 좀 있는 분의 블로그답게 꽃 사진이 엄청 많다. (나이와 꽃사진이 정비례로 증가하는 것은 세계 공통!)
다그니 카를손은 젊은 시절 공장에서 재봉사로 일했다. 알코올 중독에 의처증까지 있던 첫 남편과의 결혼생활로 마음고생도 많았다. 그 당시 이혼이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남편과 헤어진 후 다그니는 마음을 다잡고 직물을 공부한 후 수도 스톡홀름에 새로운 직장을 구했다. 마흔에 무도회장(1951년, 진짜 무도회장임)에서 댄싱머신처럼 춤을 추는 남자를 만나 재혼했다. 두 사람은 78년 은퇴한 이후에도 함께 복지관에서 춤을 배우며 행복하게 지냈다. 2004년 아흔 살에 두 번째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53년을 해로했다.
한동안 적적했지만 평소 밝은 성격에 호기심이 많았던 다그니는 뒤늦게 컴퓨터를 배우고 블로깅을 시작했다. 100살이 넘은 나이에도 틈틈이 커뮤니티 센터에 나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컴퓨터와 블로깅을 가르친다. 인기가 늘자 강연 요청은 물론 텔레비전과 라디오 출연이 쇄도했다. 다그니는 스웨덴의 베스트셀러인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속편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다그니의 108번째 생일 다음 날에 올라온 글이다.
어제 있었던 생일 축하 때문인지 오늘은 조금 피곤하다. 오늘은 더욱 아름다운 꽃다발이 도착했다. 나는 장미향기에 흠뻑 취했다. 수많은 카드가 와있지만 글이 잘 보이지 않아 읽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저 탁자와 선반 위에 올려놓은 카드 안에 얼마나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을지 상상할 따름이다. 우리 집에 오는 요양보호사들은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 이 늙은 이모를 잘 대해준다. 그들의 참을성에 놀랄 따름이다. 개중에는 이것저것 요구하는 늙은이도 있겠지만 나는 그 반대이길 바란다. 나는 진심으로 그들의 보살핌을 고마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들어 동행해 산책하는 일에 제약이 생겼다. 끔찍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쇠 힘줄만큼이나 여전히 건강하니 조금 더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으니 돈보다 소중한 것이다.
인생은 60부터라고 들었는데, 스웨덴의 스타 블로거 다그니 카를손은 인생은 100살부터라고 한다. 나도 그저 다그니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사람으로 천천히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다.
짜잔, 5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