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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May 24. 2017

#DearMark: 주커버그에게 보내는 편지

내 사진 왜 삭제 했나요? 페이스북에 표현의 자유를 묻다

몇 시간 전 뉴욕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협회(INMA)가 올해의 미디어 사례로 노르웨이의 아프텐포스텐의 #DearMark 캠페인을 선정했다. 노르웨이는 전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가가장 잘 보장된 나라, 내가 미디어를 공부하러 가기로 결심했을 적에 영국과 노르웨이 중 노르웨이를 선택한 이유다. 아프텐포스텐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부수가 많은 신문으로 언론 재벌 쉽스테드 계열이다. #디어마크.의 마크는 페이스북의CEO 마크 주커버그다. 


2016년 가을, 한 노르웨이 작가가 ‘전쟁사를 바꾼 7장의 사진’이라는 글을 기고했고 아프텐포스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됐다. 그중 그 유명한 - 네이팜 탄을 피해 도망치는 벌거벗은 아이들의 사진이 있었다. 페이스북은 아프텐포스텐에 사진을 ‘삭제하거나 모자이크 처리’하라는 통지를 했다. 이메일 통지가 오고 24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페이스북은 임의로 사진을 삭제했다. 


아프텐포스텐의 편집장이자 CEO인 에스펜 에길 한센은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이 사진을 삭제할 생각이 없다.”며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아동 포르노와 다큐멘터리 전쟁 사진을 구분하지 못하는 페이스북의 규칙과 권위적인적용”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물론 매우 정중한 방식으로. 

#디어마크 주커버그에게 보내는 편지로 1면을 꾸린 아프텐포스텐 


매 사건마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상황이 야기할 장단을 판단하는 에디터의 책임과 의무를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제한하지말라고 했다. 페이스북의 미션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서는 안된다고 지역별가이드라인을 두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다.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에디터라며, 페이스북의 장점을 한껏 추켜세우기도 하면서 주커버그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썼다. 마지막으로 소녀의 주요 부위를 페이스북 로고로 가린 첨부 사진까지, 유쾌하게꼬집었다. 


이 과정에 노르웨이의 전 총리, 전에 노르웨이의 브레이비크 테러가 있었을적 “우리의 답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개방성”이라며 내 심금을 울리는 연설을 했던 옌스 스톨텐베르까지 가세했다. 전 총리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의 사진을 공유하고 삭제 당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SNS 상의 표현의 자유에대한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냈다. (스톨텐베르는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AO의 사무총장이다.)


결국 페이스북은 삭제 결정을 번복하고 예외적으로 이 사진의 게재를 허용했다. “이사진의 역사적 상징성을 인정하며 이를 공유하는 것이 삭제하는 것보다 공동체의 가치를 보호에 득이 된다.”고발표했다. 언론이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p.s. 10년 전 나의 소개팅 상대가 쉽스테드 미디어의 후계자였다는사실은 이제 안비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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