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
그에게 제주도에 도착한 난민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연예인이 그렇게 욕을 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욕먹을 건 먹어야지. 군대 기피(?)했다며."
응?
인터넷의 댓글도 비슷했다. 여지없이 그의 "자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가 어떤 주장을 하기에 충분한 학력을 갖추고 있는지, 군대를 다녀왔는지(?), 연기를 하는 사람인지 정치를 하는 사람인지 등을 중심으로 그를 공격하였고 가장 흔한류는 "넓은 너네 안방에서 재워"였다. 익숙한 일이었지만 참 신기했다. 지독하게도 한결같아서.
우리는 발언하는 사람의 자격에 참 예민하다. '네가 뭔데'로 통하는 무시무시한 검열.
실은 나는 이런 논쟁이 "무섭고" "뭐가 뭔지 모르겠는" 쫄보다. 하지만, 어떤 문제에나 완벽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며, 생각이란 여러 사람의 것이 얽히고 조합될 때 더욱 발전하는 것이라 믿는다. 왜냐면 나는 정말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과 논쟁이 뜨거워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생각하는 문제와 원칙은 무엇인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드러내고 상대를 반박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중 가장 덜 중요한 것은 의견을 말하는 사람의 "자격"이다. 위험한 발언이지만 조금 과장하여 이야기하자면, 나는 '솔선수범', '언행일치' 등등이 정말 우리가 이렇게 엄격해야 할 문제인지 의구심이 든다.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과 해당 사안에 가장 필요한 최대한의 의견이 활발히 교환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할 말이 있는 누군가는 명확히 그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정말 실용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말이다.
누구나 인터넷과 익명의 힘을 빌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 같으면서도, 완벽한 학력과 도덕성과 사생활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강한 의견을 주장할 수 없는 세상이 온 것도 같다. 이러다가 대통령 후보는 유재석 밖에 남지 않는 것 아닐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