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육지에서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보면 안 된다. 기상만 해도 그렇다. 제주도는 서쪽과 동쪽이 다르고 남쪽과 북쪽이 다르다. 2018년 설 명절 전에 있었던 폭설이 지나간 후 산록도로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본 적이 있었다. 제주시 쪽 중산간 지역 목장은 아이들 눈썰매장이 되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시간 서귀포시 쪽은 어땠을까? 황당하게도 제주시와는 영 딴판이었다. 그 많던 눈은 다 녹아내리고 없었다. 그럼 서쪽 지역인 고산 일대는 어땠을까? 고산은 워낙 바람이 강한 지역이라 눈이 와도 잘 쌓이지 않는 편이다. 눈이 온다고 해도 오후면 거의 다 녹아버리고 없다.
그렇다 보니 동서의 작물이 다르고, 남북의 작물이 다르다.
서귀포, 특히 남원 쪽 위성사진을 보면 땅보다는 하우스가 더 많이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하우스 농업이 발달되어 있다는 거다. 제주도 서쪽엔 황토가 많고 동쪽은 검은색 화산토가 많다. 서쪽에서는 감자가 잘 되고 동쪽에서는 당근이 잘 되는 이유다. 제주에서 주로 재배하는 작물들은 보리, 밀, 메밀, 감자, 양파, 마늘, 당근, 비트, 콜라비, 브로콜리, 양배추, 적양배추, 무, 배추 등이다. 이 외에도 작물들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위와 같다. 과일 종류는 대부분 귤이나 한라봉 정도만 생각하기 일쑤지만 수박, 키위, 딸기, 멜론, 바나나, 망고, 석류 등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일조량이 높기 때문에 맛도 역시 좋다.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주에서는 많게는 연간 3회전 정도 농사를 짓는다. 계절에 맞춰 농사를 짓는 것이다. 특히 겨울에 제주를 다녀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비트, 콜라비, 무 등이다.
겨울 같으면 강원산간지역에서는 이미 얼어붙었을 녀석들이 제주에선 날씨도 잊은 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전국 농약 사용량 1위다.
사시사철 농사를 짓는 곳이니 그럴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제주도 지질 특성상 하천도 죄다 건천인데 지하로 침투된 그 많은 농약이 과연 어디로 흘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