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전부터 다녔던 곳이었고 난개발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건축물 때문인지 섭지코지로는 발이 가지 않았다.
자전거 여행에서도 섭지코지는 제외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얼마 전 섭지코지가 벵에돔 포인트라는 정보에 솔깃하여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뒤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편견이었음을 알게 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멀리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섭지코지.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곳.
섭지코지 북쪽 바다는 하얀 물보라와 파란 바다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곳이었다.
벵에돔도 그런 뷰가 아쉬워 그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뒤편에 주차를 하고 시계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낚시를 던질 거라는 보장도 없으면서 루어낚싯대에다 새로 구입한 메탈 루어를 하나 매달고 왼손에 쥐었다.
트렁크를 닫기까지 한참을 머뭇거렸던 것 같다.
대체 낚싯대를 왜 가져가려는 걸까?
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에도 이 건물이 폐허가 된 이유가 궁금했는데 건물 주차장에 뭔가를 말리고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걸 말리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올해 유난히 건조장이 많아졌다.
마침 바닷가에 이것을 꺼내 올리는 할망의 모습이 보였다.
수확이라기보다는 건져 올린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제법 많은 양이 바다로 떠밀려오는 것 같았다.
갑자기 나타난 하루방.
호기심을 참지 못한 나는 역시 물었다.
하루방은 대체 뭔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감태>라는 녀석이란다.
감태(학명 : Ecklonia cava)는 갈조식물 다시마목 미역과의 해조(海藻). 줄기는 원주상이며 충분히 자란 것은 1m 이상 되는 것도 있다. 중앙부가 좀 굵고 어릴 때는 속이 차 있으나 다 자란 뒤에는 중앙부가 비어 있기도 한다. 줄기의 상부는 차차 편평하게 되고 양측에서 우상엽이 나고 여기서 다시 호생한 우상의 소엽편을 낸다. 엽면에는 주름이 없다.
색은 갈색인데 건조하면 흑색으로 된다. 주로 제주도 일대 및 일부 남해안에 분포하며, 점심대의 수심 10m 내외의 깊은 곳에서 서식한다. 2-3년간 생장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전복의 주 먹이이기도 한 감태는 알긴산, 요오드 및 칼륨 등의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건강식품자원이다.
또한 감태에 후코이단과 플로로탄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성분들은 항산화 효과, 항암효과, 항염효과, 노화억제 효과 및 고혈압 억제 효과 등에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