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파고 Sep 14. 2019

동네 뒷산 급이지만 광활한 풍광의 백약이오름

역시 가을은 온 천지가 축복이다

언젠가는 제주도 오름을 다 올라가 보리라 생각만 가지고 있다.

근처 오름을 한두 개씩 오르다 보니 대략 열 개 정도의 오름을 오른 것 같다.


새별오름을 시작으로

군산

당산봉

두산봉

금오름

수월봉

단산

모슬봉

송악산

사라봉

거슨세미

이 외에도 몇 개 더 있겠지만 당장 머리에 뜨는 곳이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도에는 약 360개의 오름이 있다고 들었다.

작정하고 일주일이면 모두 오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과연 실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언젠가 막상 시작하면 끝을 보게 될 것 같다.

성격이 그러하니 말이다.



오늘 오른 곳은 백약이오름이다.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다.

원래는 용눈이오름에 가고자 했지만 목적지를 변경하게 됐다.

거슨세미 정도 되는 오름이 흔치 않아 아쉽지만 백약이오름은 경치가 뛰어나다고 해서 결정하게 된 것이다.

따지자면 제주는 어디든 고도만 높이면 경치는 끝내준다.


백약이오름 입구에는 푸드트럭도 있더라는.

요즘 어디든 푸드트럭을 쉽게 볼 수 있긴 하다.

특히 새별오름 같은 경우는 푸드코트 존이 형성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입구를 오르기 시작하면 처음부터 가파른 언덕이 시작된다.

새별오름에 비하자면 조족지혈이지만.

백약이오름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멀리서 봐도 그렇게 보이지만 직접 발을 디뎌보니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다.

어제 MTB를 타고 갔던 두산봉오름에 비하면 천국이다.



백약이오름은 해발고도 356.9m다.

등산 고도는 약 100m 수준의 야트막한 오름이다.

고도를 올리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게 사진을 찍으러 나온 건지 운동을 하러 나온 건지 모르겠다.

낮은 오름이라 운동 같지도 않지만 기본 고도가 240m에서 시작이라 조금만 올라가도 확 트이는 뷰에 만족스러웠다.



오름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를 중심으로 빙 둘러 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오름들이 비슷하다.



오름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다시 오르막이다.



짧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좀 더 멋진 뷰가 기다린다.

한라산과 사방의 오름들이 오름 오름 하다.



분화구를 둘러 한 바퀴 돌며 촬영한 사진들이다.

가을은 사진 찍기 참 좋은 계절이다.

특히 며칠 동안 바람이 세게 불어 구름이 죄다 떠내려간 듯 하늘은 맑기만 하다.

간간히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짧은 등산임에도 불구하고 흘러나온 땀을 금세 말려주었다.



다시 하산길.

오름 위 넓은 초원이 아름답다.



하산길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정상에 좀 더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이었을까?

오름과 내림은 인생의 과정이다.

속도의 차이 머묾의 길고 짧음이 다를 뿐.


다음엔 어떤 오름을 오르게 될까?

오름은 언제나 기대를 갖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 백약이오름은 1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오름이지만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산 일출봉의 뒤통수를 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