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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02. 2022

49.갈치, 고등어 등 제철회는 서비스! 객주리조림

모살물에서는 현지인 주문 공식을 따라야 한다

관광객들이 고등어회를 왜 사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잘 찾아보면 서비스로 주는 곳이 있는데...
돈 주고 먹을 거라면 차라리 전갱이회를 먹지~



제주도민이라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위에 언급한 대사는 제주도민인 서프로님이 내게 좋은 식당이 있다고 데려가며 한 소리다.

오늘은 제주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추천된 식당 중 한 곳을 찾기로 했다.



원래는 항구에서 객주리탕으로 유명한 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제주시내로 옮겨와 본점 근처에 2호점까지 냈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 제주도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라 관광객은 그다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요즘엔 입소문을 타고 꽤 많은 외지인들이 드나든다고 했다.

객주리가 뭔가 싶은 사람들이 많을 거다. 십 년 전의 나도 객주리가 뭔지 몰랐는데 쥐치를 제주에서는 객주리라 부른다고 들었다. 사실 객주리 몸통도 고소하고 맛나지만 제주도민들은 객주리 내장을 최고로 친다.

여기 메뉴판을 잘 봐야 한다.

2~3명이 가서 먹겠다 치면 딱 우리 수준으로 주문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이 남기고 와야 할지도 모른다.



늦게 가면 자리가 없다고 해서 일찌감치 부랴부랴 나섰는데 주차를 하는 사이 간발의 차이로 우리보다 앞선 손님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실내 사진을 찍는 건 불가능했을 거다. 허름하다. 인테리어 같은 건 기대하면 안 된다.



이게 기본 상차림이다. 정말 별 거 없다. 여느 횟집을 생각하면 기본적인 해산물이 나와야 정상인데 모살물에서는 그런 걸 바라면 안 된다. 대신 좀 더 특별한 게 있다.



이번엔 갈치숙회와 고등어숙회가 나왔다. 듣자 하니 모살물 주인 되시는 분은 어선을 부리기 때문에 모두 직접 잡은 생선이라고 했다. 어지간한 식당에서 제법 돈을 주고 먹어야 할 갈치회와 고등어회가 서비스 메뉴라니 놀랍지 않나?



우린 모둠회(간단)를 주문했다. 이게 2만 원짜리 메뉴인데 두세 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회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여기까지 먹기도 쉽지 않은데 바로 객주리조림이 나왔다.



이건 제일 작은 사이즈다. 객주리탕(소).



큼지막한 객주리가 무려 세 마리나 들었다. 간이 잘 밴 무와 감자가 너무 맛있다. 물론 객주리 맛은 기본이지만 말이다.



앞접시에 올려 봤는데 크긴 크다. 낚시 가면 가끔 잡히는 요 녀석은 입이 작아 낚시로 잡는 게 오히려 쉽지 않다고들 한다. 요즘 쥐포 같지도 않은 쥐포를 비싸게 사서 먹을 땐 왜 그렇게 쥐치 낚시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말려서 쥐포를 만들어 먹을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살이 탱탱한 객주리 살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육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메뉴지만 제주도에서는 인기가 많은 요리!



부산 오복미역에서 꽤 비싼 값을 치르고 먹는 미역국이 생각났다. 여기서는 참돔미역국이 나왔는데 머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황당한 건, 미역국은 무한 리필이란다.

하지만 대식가가 아닌 내겐 추가로 더 먹을 용량이 아니었다. 구수함이 진한 미역국 역시 일품이다.



남은 회를 다 먹을 수 없어 결국 객주리조림에 넣고 재가공을 했다. 양념이 너무 맛있어서 이렇게 먹어도 기가 막히다.

위에선 설명하지 않았는데 참돔, 부시리, 농어 등 그때그때 있는 생선을 회를 떠서 나온다. 제철 회를 제때 아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기에 제주도민에게 사랑받는 게 분명하다. 며칠 후 소개하겠지만 제주도민들이 찾아가는 기가 막힌 흑돼지 전문점도 있는데... 역시 저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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