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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l 20. 2022

30년 맛집, 45탄-생달 10대 맛집 부산삼성밀면

가야밀면 창립자의 친여동생이시라고

부산에서는 30년 전통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30년 넘은 노포 식당이 차고 넘치는 동네다.

나에게 밀면 맛집을 꼽으라면 국제시장의 원조밀면과 제주도 서귀포의 하르방밀면을 꼽는데 삼성밀면이 순위권에 올라왔다.

원조밀면과 하르방밀면은 독특하고 깔끔한 육수 때문에 최고라고 선을 그었는데 삼성밀면의 진한 육수는 그들과는 또 다른 장르였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부산 토박이들에게 꽤 많은 찐 맛집들을 소개받았는데 요즘은 초읍동, 연지동 인근의 맛집을 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마침 OO은행 미모의 여지점장님의 본가가 초읍동이라 하여 숨은 맛집들을 몇 군데 소개받았다.

덕분에 정말 감동할 정도의 맛집들이 제법 있어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 소개하는 삼성밀면은 술 깨나 좋아하신다는 부산시청 근무자께서 알려준 곳이다.

먼저 소개했던 초연숯불장어 역시 같은 분이 알려준 곳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단숨에 달려갔고, 3일 내내 갔을 정도이다.

처음엔 줄을 서는 바람에 11시에 가서 먹는 스킬을~






뭣도 모르고 점심시간 맞춰서 갔다가 번호표를 쥔 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마침 날이 뜨거워 사람들은 전봇대 그늘 아래 줄지어 섰다.

식당이 좁아 안에는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고,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밖에 피신해 있어야만 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그나마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나 삼성밀면 앞엔 모 중국집이 있었고 유리창엔 밀면집 손님은 다른 데서 기다리라는 방이 붙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집은 장사가 너무 잘 되니 피해의식이 없을 순 없을 것 같았다.

마침 그걸 보지 못한 대기자 몇 명은 중국집 주인인 듯한 분에게 호되게 혼이 나고서야 멀찍이 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뜨거운 날 해는 중천에 있어 피할 수 있는 그늘도 없는 골목에서 대기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그 막막함을 꿋꿋이 참아낸 게 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신기한 건 보통 면집들은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인데 여긴 도통 사람들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이 사진들은 첫날 촬영한 거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고?

워낙 TV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 알 턱이 없다.

나 역시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적이 있었음에도 관심이 없다.

아무튼 그렇다 하니 일단은 인정!

이젠 워낙 많은 식당들이 방송 촬영 관련하여 이런 것들을 많이 걸어 두어 신뢰하진 않지만, 생달은 쫌 인정해 주는 편이긴 하다.



부산의 대표음식 밀면에 대한 설명이 있다.

초심자에겐 좋은 정보다.

그런데 가격표가 심상치 않다.

어? 왜 이렇게 싸지?

강남 물가에 적응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주관적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부산에서도 이런 착한 가격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해운대 같은 지역에만 가도 이런 가격은 만나기 어렵다.



입구 사진이 없는데 이건 입구 보온통에서 길어 온 육수다.

아주 깊은 맛인데 부산 말로 꼬숩다.

만약 이게 없었다면 밀면이 상 위에 올려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정말 다른 밀면집과는 다른 것이 엄청 늦게 나온다.

나중에 오픈 주방이나 마찬가지인 입구의 주방에서 조리하는 모습을 보니 늦게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미리 왕창 만들어 놓고 바로바로 내보내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조리가 시작된다.

왜 그렇게 성급해진 걸까?

좀 더 기다리면 되는데...

맛있는 음식을 위해 줄도 서면서 말이다.

아무튼 육수를 두 번은 떠다 마신 것 같다.



드디어 밀면이 나왔다.

물론 곱빼기다.

고명들이 심상치 않다.

이미 육수에서 느꼈지만 밀면 육수가 어느 정도 일지 예측이 가능했지만.

더위를 먹고도 뜨거운 육수를 마셨으니 몸은 펄펄 익어가고 있었는데 밀면을 보니 식욕이 장난 아니게 동했다.



비스듬히 한 컷 더!

정말 맛깔스러워 보인다.



고명 속을 후벼 파니 닭고기가 보인다.

양념도 심상치 않다.

면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기대 만발이다.



양념이 은근히 많아서 잘 섞어야 한다.

밀면 국물이 좀 달다 싶었는데 최근 방문 때 주인장이자 주방장이자 창업자이신 할머니가 흰 가루를 뿌리는 걸 봤다.

음~ 설탕이군!

역시 그랬다.

취향이겠지만 난 요리할 때 설탕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엔 좀 실망스럽긴 했다.

내 주방에 없는 게 몇 가지 있다.

설탕, 다시다, 미원, 그런 류의 모든 합성감미료다.

그런 것들 없어도 기똥찬 요리를 만들 수 있으니 내가 스스로 탄복할 일 아닌가?



그 많던 냉면을 다 먹어 치우고 말았다.

안타깝지만, 특히 설탕이 들어가 달달한 밀면 국물을 끝까지 흡입하고 말았다.

더워서 그런가?

단 게 당기는 건...

라이딩할 때면 콜라가 당기는 것과 같은 이치인가?



나오는 길에 아직도 대기 중인 사람들이 있어 도촬을~

앞에 있는 산마루라는 중국집 앞에 이렇게 삼성밀면 손님들이 볕을 피하고 있다.

화가 나실 만도 한 듯...



이건 아차 싶어서 나중에 따로 촬영해 올린 거다.

요 녀석은 달달하면서 매콤하다.

무생채를 밀면에 넣어서 먹으면 좀 더 맛깔스럽다.






여기 사진엔 없지만 주물럭밀면이라는 게 있는데 그건 반냉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어쨌거나 난 무조건 물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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