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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부엌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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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07. 2022

버섯을 보니 잔치국수가

다른 사람들은 버섯을 보면 어떤 요리를 생각할까?

버섯밥? 된장찌개? 버섯전골?

버섯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너무 많다.

그런데 버섯이 메인인 요리보다는 부수적 아이템으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버섯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다.

이번엔 이상하게도 이걸 보는 순간 국수 생각이 났다.



박스를 열어 소분해 냉장고 여유공간을 찾아 채웠다. 토실토실한 버섯 몇 개를 따로 챙겨 칼질을 시작했다. 제법 도톰하게 버섯의 식감을 제대로 느끼고픈 마음이었다.

칼이 쓱쓱 밀리긴 하는데 칼을 꽉 잡아 쥐는 게 속이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면은 부산 구포국수다. 요즘엔 김해 대동할매국수에서 디포리 육수에 꽂혀 냉장고에 디포리를 비치해 놓지만 장시간을 두고 육수를 내려야 하기에 큰맘 먹지 않으면 어렵다. 이번엔 최대한 간결하게 잔치국수도 아닌 뭣도 아닌 정체불명의 국수를 끓였다.

원랜 설탕이 버무려진 김자반을 쓰지 않는데 주문 오류로 어쩔 수 없이 소유하게 된 김자반을 썼다. 에러다.



나름 잘게 여민 묵은지를 고명으로 올렸다. 시원한 맛을 배가시키는 주요 아이템이다.



한때 잔치국수에 꽂혀 육수 내는 방법을 고민했었는데 역시 식당 버전의 잔치국수는 다시다와 미원 맛이 강하다. 내 주방엔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들... 어떻게든 최대한 맛이 깊은 국물을 내기 위해서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했다.



자매품 버섯두부전골...

버섯이 풍년이다.

한동안 어떤 요리를 해도 버섯은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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