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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15. 2022

73.논현동 돼지 특수부위 전문점, 돼지연구소

부산에 가면 흔한 흰살, 꼬들살, 뽈살이지만 강남 한복판에선 좀 어렵지

이 집은 약 5년 전쯤 논현동에서 근무할 때 알게 된 집이다. 처음엔 웨이팅 같은 게 없었는데 요즘엔 늦게 가면 줄 좀  서야만 한다. 난 어지간해서는 식당 앞에 줄 서는 짓을 거의 안 하는 편인데 돼지연구소를 대체할 수 있는 식당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줄을 서고 말았다.

왜냐고?

돼지연구소에서 특수부위라며 팔고 있는 흰살, 꼬들살, 뽈살, 낙엽살 등은 경상도에서 뒷고기라 하여 매우 인기 있는 부위인데 서울에선 구경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 말고도 사당동에 오래 다닌 집이 한 곳 더 있는데 거긴 또 얼마 전 방송을 타는 바람에 몇 번을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웨이팅이 한두 팀 같으면 기다릴 만도 한데 많아도 너무 많아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 거다. 다행히 돼지연구소는 아직 TV 빨을 안 받았는데 내가 보기엔 이 집도 머지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난 부산에서 자주 접할 수 있기에 부담이 없다는 거. ㅋㅋㅋ



예전에도 그랬지만 여긴 확장이 불가능한 장소다. 테이블이 다 해야 여섯 개 정도 되나 그럴 건데, 개업 초기엔 직원들 데리고 가도 웨이팅 같은 게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고기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었다. 다만 부산의 유명한 뒷고기집에 비하면... 음~ 그건 강남이란 지역적 문제로 인한 적용 불가한 가격이라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본다.

아무튼 강남에서 돼지연구소 정도 되는 집 드물고, 초심 또한 뚝심 있게 유지하고 있는 바, 논현동 맛집이라 선을 그어본다. 아! 논현동이라 하니 저쪽 중심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 아니다.

여긴 언주역 뒷골목이다. 고 앞에 꽤 괜찮은 족발집도 있으니 줄 서기 귀찮으면 거기 가도 된다.



서울 사람들에게는 워낙 생소한 부위라 이렇게 설명을 해놨더라. 사실 나도 부산을 그렇게 자주 오가면서도 뒷고기라고만 알고 먹었지 이렇게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것까진 관심이 없긴 했다.

어쨌거나 부산 뒷고기 맛집이나 가야 먹던 걸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모둠 한 판을 주문해 놓고 있으면 쥔장이 나와서 굽는 순서를 알려준다. 고기가 다 거기서 거기라 하겠지만 육질과 육즙에 따라 순서대로 먹어야 제 맛을 안다. 이 중에 제일 좋아하는 부위를 먹어도 될 일이다.

우린 이번에 두 명이 가서 모둠 한 판을 시켰는데 역시 씩씩하게 다 먹고 나왔다. 둘이서 소주 7병을 깔끔하게 비워주시고...



열심히 잘 구워본다. 그리고 입에 넣고 씹는다. 육즙을 느끼며 소주를 마신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웨이팅 30분 하고 나니 배가 고파서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다. 아니! 그보다 지치고 배고프고, 술 고파서 어쩔 수 없었다. 궁금하면 직접 가볼 일이다. ㅎ



이만하면 가격은 착한 편 같다. 요즘 올랐을 수도 있다. 왜냐고? 다녀온 지 몇 달 됐는데 글 쓰기 귀찮아서 브런치 서랍에 눌러만 놓고 있다고 오늘 필 받아서 올리는 거다. 나도 오늘 갈지도 모르니까.



고기 끝엔 역시 냉면이다. 돼지연구소 이 집의 문제점이 있다. 테이블이 너무 좁아서 뭘 먹기가 힘들다. 협소한 공간에서 이 정도 손님 받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마저도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항상 일찍 가서 눈치껏 자리를 차지하는 게 스트레스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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