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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17. 2022

74.심장이 쫄깃해지는
제주시 관덕정분식

분식집인데 가격에 놀라버린 나의 심장을 책임져 주세요

제주에 오래 다닌 사람들은 제주도의 음식 열풍의 흐름을 기억할 거다.

사드 전에 중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왔을 때는 김밥과 삼계탕 전문점이 너무 흔하게 보였다.

오죽하면 제주도에 닭이 부족하다고 했을 정도였고, 심지어 관련 업체들이 중국인 상대로 삼계탕 포장 상품 개발을 하겠다며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중국에는 삼계탕 같은 음식이 없다고 들었다. 언젠간 또 원래 지들 거라고 헛소리를 늘어놓을 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제주도 하면 워낙 다양한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것도 웃지 못할 사연이 제법 있다. 어디 가나 그 동네 음식이 원래 맛이 있네 없네 하는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건 잘못된 표현이다. 여행의 완성은 그 지역의 음식인 거다. 고로 자기 입맛에 맞지 않을 뿐,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맛있는 음식인 거다. 그런데 관광객이 너무 많아진 제주는 원래 전라도 관할지역이었고 전라도에서 가깝기 때문에 예부터 전라도 사람들이 제주도에 터를 잡곤 했다. 지금은 부산 사람들도 꽤 많고, 전국에서 이주해 내려오긴 했지만 말이다.

제주도 유명 음식 중에 흔히 찾는 보말칼국수 같은 경우, 제주도엔 없던 음식이다. 보말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던 해산물이었던 거다. 그런데 전라도 사람들의 손길을 타 이젠 몸값마저 비싸진 보말. 그 하찮던 보말도 보말 관련한 다양한 요리들로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분식집 이야기하면서 웬 보말 타령인가 싶겠지만... 나도 모르겠다. 관덕정 분식에 갔을 때 마침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 내친김에 몇 자 쓰는 거다.



관덕정 분식에 가게 된 건, 올레길 때문이었다. 마침 한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관덕정 분식이 자리 잡고 있었고, 배가 고픈 나는 고민 없이 분식을 먹으러 들어갔고,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깜짝 놀랄 맛에 만족하고 말았다. 인테리어도 가구 배치도 널찍하고 편안하다. 테이블도 일반 식당과 다르다. 과연 분식집이 맞나? 싶은데 일부 메뉴는 분식 맞다. 너무 하찮게 생각해서 그렇지 분식도 요리니 요릿집인 거다.



이미 오래전 촬영한 사진이지만 특별하게 바뀐 건 없다고 알고 있다. 난 그날 혼자 가서 이거 두 개 주문해서 바닥을 비웠다. 요즘은 웨이팅이 좀 있다고 들었는데 나처럼 식사시간 피해서 요리조리 피해 가면 여유 있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봉골레칼국수였던가? 매콤하고 고소해서 끼니 때우기 좋았고, 옛날 스타일의 떡볶이는 칼칼하니 식욕 돋우는 메뉴였다.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질겅거리며 몽땅 먹어치운 걸 보면 배가 무지하게 고팠거나 정말 맛있었더냐 그것도 아니라면 둘 다였을 거다.

분식집 치곤 가격이 무섭지만 가격 생각 않고 먹어도 될 만한 집이다.

제주시, 제주항, 관덕정, 동문시장 인근에 맛집 물어보는 친구가 있으면 항상 여길 소개하곤 했는데 이번 참에 사진 찾아내서 후기를 올려본다. 아! 여기는 올레길 17코스와 18코스 사이에 있다.



난 올레길을 자전거로 돌고 있다. 요즘 제주도 집에 자주 내려가지 못해 올레길 종주를 잠시 쉬고 있는데 내년 초엔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넓게 뚫린 창이 참 좋더라. 건물 앞에 여유로운 공간이 있어 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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