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면 송촌호반딸기농장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선 아스팔트 온도가 4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여름에 자전거길을 달리는 라이더를 보면 별의별 생각을 다 할 거다.
라이딩의 참맛을 알고 나면 이해할 일이지만...
두물머리를 지나 춘천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유명한 물의정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북한강을 두고 좀 더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비닐하우스가 길게 늘어져 있다.
봄이면 딸기농사를 짓는 농장들이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는 없지만 농장주들은 봄철에 딸기를 갈아 딸기주스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딸기 시즌이 끝나면 얼려둔 딸기를 갈아 딸기쉐이크를 판다.
딸기주스도 딸기쉐이크도 5,000원이다.
모르면 모르고 지나가겠지만, 춘천이나 두물머리 라이딩을 가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난 송촌호반딸기농장만 다니는 편인데 그곳이 제일 맛있거나 해서라기보다는 처음 시작한 곳도 그곳이고 자주 다니다 보니 거길 가면 마음이 편해서 자꾸 가게 된다.
최근엔 커다란 인형을 앉혀 놨는데 혼자 마시기 미안해 한 호흡 빨아보라며 권해 봤다.
이젠 알고 모르게 포토존이 되어버린 듯, 딸기쉐이크를 다 마시는 동안 여러 사람들이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떠나더라는~
왕복 220km 거리, 춘천까지 라이딩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 녀석을 못 본 척하며 지나칠 수 없었다.
가을께 되면 농장의 냉동실에도 딸기가 떨어질 테고, 그럼 다음 시즌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올해 마일리지를 채우는 느낌으로 다시 멈추어 섰다.
낮이 긴 시기지만 해는 차츰 각도를 줄이고 있었다.
죽일 듯이 뜨거운 날도 체감이 될 정도로 서늘해지는 기분이다.
이번에도 한 호흡 빨아보라 권해 봤지만~
날이 더워지면 자꾸만 생각나는 조안면의 딸기쉐이크.
급하게 먹으면 뇌가 하얗게 질려버릴 정도로 띵한 느낌을 주는 고통스러우면서도 맛난 이 녀석이 오늘따라 너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