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라이너와 헨렌의 마음이 깊게 자리 잡은 곳
어른은 어느 나라 가도 어른이시더라
드디어 비엔나의 마지막 밤이네.
어느 곳이든 마지막 밤의 이 느낌은 참 비슷한 것 같아.
오늘 쇤브룬궁 진짜 화려하더라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 더 즐거웠지
모차르트 하우스도
쇤브룬궁도 오디오 가이드 없었으면 감흥이 덜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한 번도 헤매지 않았어.
유럽 3주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어.
비결이 뭔 줄 알아?
긴가민가 할 땐
그냥 한 대를 보내는 거였어.
어차피 트램은 진짜 자주
그것도 되게 많이 오니까
언제 온다고 시간도 알려주니까 다시 꼼꼼하게 확인해보고
조금 늦더라도 마음을 더 차분하게 가졌어야 했어.
그걸 이만큼 고생하고 나서야 터득했어. 수업료 엄청 내가면서 말이지^^
저녁엔 일찍 들어갔어.
내일 새벽에 나가야 하는 것도 있지만 어르신들하고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제주도 사진이랑 해녀학교 이야기
그리고 내 소라 세리머니 사진까지 그냥 다 투척했어ㅋㅋ
되게 재밌어하시길래
라이너에게 내 사진 왕창 다 보냈어ㅋㅋ
되게 좋아하셔.
그러면서 제주도 사진 보시 더니 닐스가 왜 도시에 살지 않고
섬에 그것도 제주에 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고.
요리는 매번 거의 라이너가 준비하시고
정리는 헨렌이 하셔.
그리고 재밌는 거.
라이너는 독일
헨렌은 프랑스가 고향이라
두 분은 영어로 대화하셔ㅋ
그리고 말끝에
달~링이 자주 붙어
거의 헨렌이 자주 그렇게 부르셔?
메이 아이 헬프 유 달~링?ㅋ
너무 이쁘게 들리더라고
40년 이상을 살면서도
달~링을 저렇게 부드럽고 달콤하게 부를 수 있다는 게 되게 멋지고 행복해 보였어ㅎ
나도 해볼까?
자기양~~~~ 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들은 귀 삽니다ㅠ
뭐 어쨌든
그렇게 오늘의 특별식
스페인 요리 빠에야^^
한국에서도 먹어보긴 했지만
유럽 가정식 빠에야는 돈 주고 못 사 먹지~^^
복 받았어.
오늘은 셰프는 역시 라이너
최고의 요리였어
아마도 나 집에 간다고 해주신 것 같기도 하고.
저녁 먹고 또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함께하는 저녁은 항상 즐거워.
참 인자하셔 두 분 다.
나보고 자기 집에 찾아줘서 고맙다고 내가 비엔나에서 지내는 동안 많이 행복하셨대.
이건 내가 해야 하는 말이고
하려던 말이었는데 선수를 뺏겼지. 근데 이 말이 참 감동적이었어.
자기 집에 온 먼 이국땅에서 온 처음 본 손님에게 먼저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집주인~^^
단순한 손님이 아닌 가족 같은 느낌으로 대해주셨던 것 같아.
물론 닐스의 친구니까
조카처럼 대해 주신 것도 있겠지만 잔잔한 울림이 있었어.
나도 언젠가 우리 집에 머물다가는 손님이 있다면
먼저 와줘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근데 이게 처음이 아니더라고
프레드릭도
알렉산더도
테다도
지지도
다 내가 와줘서 고마웠대.
내 덕분에 더 많이 웃고 잔잔한 일상에 활력이 생겼던 것 같다고.
내가 더더더 고맙고 감사했는데
나야말로 그들과 함께하면서
득도하고 있는데.
과분하게 사랑받았는데 말이야.
뭔가 이거 쓰면서 자꾸 뭉클해지는 것 같아
아침에 나올 때도 그 이른 새벽에
4시에 나 아침마다 커피 마신다고 커피도 만들어주시고 토스트도 만들어서 싸주셨어
공항에서 먹으라고.
나 진짜 많이 사랑받고 돌아다니고 있어.
오늘에서야 그걸 정확하게 인지한 것 같아.
지금 여기는 스위스 바젤 상공이야
처음으로 제대로 된 창가 자리에서
하늘 위에서 스위스를 내려다보며 이 글 쓰고 있는데
나 또 많이 사랑받으러
이 땅에 내려갑니다ㅎㅎ
천사인가?
푸하하ㅋㅋㅋ
마지막 여행지야
안녕 스위스?ㅎㅎㅎ
내려야겠다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