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나&헨렌 부부의 도움으로 새벽 4시 25분 콜택시를 예약한 덕에 공항까지 가는 길은 무난했다. 역시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는 거다. 이젠 유럽 어디 내놔도 길 찾아다니는 건 별 걱정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레이나표 토스트도 있다고 한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일어나 만들어준 거란다.
어디 가서 굶고 다니던 내가 아냐ㅋ
서프로에겐 새벽이지만 내겐 저녁 시간이다. 현재 위치를 지켜보며 제대로 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일이다. 다만 위치 전송을 30분 간격으로 세팅해 두었기 때문에 그만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지치는 일이긴 하다. 걱정이 아예 안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이렇게 해서 도착한 공항. 아주 순탄한 여정이다.
비행기 시간이 남아 면세점에서 글렌피딕 가격을 확인하며 세계 물가를 관찰하는 서프로. 한 종목만 가지고 보면 대충 감이 올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일단 글렌피딕이 다른 나라보다 싸더란다.
그리고 공항에서는 환전 ATM이 무료라고... 괜히 밖에서 환전했다고 억울해했다.
경유지인 뮌헨 공항까지도 아주 잘 갔다. 별 탈 없다. 독일 가는 비행기라 그런지 레깅스를 입은 여자들이 자주 보였다고 한다. 공항엔 악기를 맨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고 했다. 6시 25분 출발하는 비행기인데 사람들이 아직 못 타고 있어서 불안한 서프로. 독일 뮌헨에서 환승에 시간은 50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루프트한자 항공기. 매우 작은 녀석이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촉박하긴 했지만 환승도 힘들긴 했단다. 뮌헨 공항에 내린 건 T1인데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는 T2. 트레인을 타고 간신히 맞춰 왔다.
그런데 너무 좋았던 건 유럽에서 그렇게 비행기를 자주 타고 다녔지만 창가 자리는 처음이라고.
웬 개이득
첨으로 창가야(눈물)(눈물)(눈물)(눈물)
어머 힘들게 죽어라 뛰어왔어ㅠ
튼튼한 내 다리 다시 한번 칭찬해
가방 부친 건 신의 한 수였어
나만 늦은 것도 아니었어ㅠ
다들 이제 타ㅠ
다 기다려줘
정확히 등록만 되어있다면
인생도 절차가 분명하다면
날 그 멤버에 끼워주고
기다려줄 꺼야
새 비행기인가 봐
되게 좋다
메일도 보냈어
이제 이 비행기 늦게 가거나 말거나 괜찮아
기내식은 여기서 주는 거였어ㅋ
없어도 괜찮아
난 레이나표 빵 있으니까ㅎㅎ
핸드캐리어를 밑에다 넣고 그냥 가방만 들고 탈 수 있어
역시 어르신의 혜안은
나 힘쓰라고
아침부터 찐한 커피 한 잔 만들어 주셨는데
카페인의 힘으로 겁나 뛰었네
나 내가 생각해도 이 아침에 짐가방 매고 손에 뭐 들고
그렇게 뛰는 거 보면
진짜 체력 좋은가 봐ㅋㅋ
스위스 가서 톡 할께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야
그래 그거였다. 핸드캐리어를 그냥 가지고 탔어야 했다. ㅠㅠ
이렇게 스위스 바젤로 가는 유로 공항에 왔다. 그런데 내가 확인해 보니 유로 공항은 바젤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프랑스 공항이다. 바젤은 독일, 프랑스와 접한 도시인데 두 나라가 함께 이용하는 공항인 듯하다. 참 묘하다. 역시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영 어색한 문화인 거다.
오는 길에 라이너에게 해녀학교 시절 사진을 보내드렸다고 한다.
CNN 촬영 때 사진과 동기들하고 놀다가 소라 잡고 좋다며 세리머니 한 사진까지.
다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한결같이 물어보는 건
얼마나 내려가서 있냐고
난 이렇게 대답해
밑에 뭐가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고ㅋ
내 첫 번째 문어와의 사투를 생각하면
그 작은 문어 잡으려다
날 잡을 뻔했지만ㅋㅋ
근데 그 작은 문어 하나 잡아놓고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지었었지ㅋ
그런데 제주에 살며, 제주도 해녀학교 출신인 서프로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아직 못 봤다고 한다. 거기 나오는 해녀 할머니들의 롤모델도 서프로가 아는 분이라며 사진을 보내 줬는데 정말 닮았다. ㅋㅋ
비행기가 작다 보니 수하물도 이렇게 운반한다고... 여기쯤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있긴 했는데... 이상하게 잘 풀려갈 때 오는 불안함 같은 촉이 살아난 거다. 게다가 공항도 엄청 작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바닥에 저렇게 누웠다면 힐끗거리는 사람, 쯧쯧거리는 사람, 손가락질하는 사람 꽤 있을 거다. 서프로를 제외한 누구도 그들을 이상하게 보지 않았을 거다. 코펜하겐에서도 느꼈지만 바닥을 더럽다고 느끼지 않는 거다. 이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이게 일장일단이 있네
아깐 가방 없어 편하더니 지금은 가방 찾느라 불편ㅋ
역시 계속 다 좋진 않아
그냥 감수해 나가는 거
가방이 안 나오네ㅋㅋ
뭐지ㅋㅋ
일단 물어보러 왔어
가방 딴 데 가있음 옷이고 뭐고 없어ㅋㅋ
벨트 멈췄다ㅠ
내 가방 안 나왔는데
헐
진짠데ㅠ
다른 짐들이 많아서 내 가방이 이번 비행기를 못 탔대ㅠ
별일 다 있네ㅠ
1시에 오는 비행기로 온대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일이 순탄하다 싶었는데... 루프트한자 항공기에서 서프로의 짐을 못 싣고 왔다는 거다. 공항에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한다며 개인정보를 기재하라며...
나도 예전에 내 짐이 다른 나라로 보내진 적이 있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돌려받은 적이 있긴 했었다. 너무 멀리 가지 않을 게 다행이었는데 서프로의 경우는 좀 다르다. 비행기에 적재 공간이 부족해서 못 싣고 왔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린가...
그런데 바로 전날 루프트한자 항공사에 문제가 있었다 하여 잽싸게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대규모 파업이 있었다는 거다.